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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함의 극치",《텔레그라프》의 혹독한 블랙핑크 앨범 리뷰

등록일 2020-10-12 조회 66


<수백만 명의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인기 걸그룹 블랙핑크>

 

한국의 걸그룹 블랙핑크가 최근 출시한 두 번째 앨범 앨범(The Album)음악적이고 문화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가히 서글플 만큼 무의미함으로 가득 차있다고 요약할 수 있을 리뷰가 지난 102일 자 텔레그라프지에 실려 주목을 끈다. 이는 단지 블랙핑크뿐만 아니라 '케이 팝' 일반을 겨냥한 분석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국의 음악 평론가 닐 맥코믹(Neil McCormick)이 작성한 동 리뷰는 앨범이 실은 곡들은 팝 학자, 연구자들이 요리해낸 것처럼 들린다는 혹평으로 시작한다. ‘특유의 극단적인 진부함에 거룩하게 몸을 내맡긴 랩 메이드 팝(lab-made pop that gloriously basks in its own utter banality)’이란 다소 비꼬는 듯한 제목을 달고 있다. 음악평론가 닐 맥코믹은 자신이 팝의 미래를 보고 경청했지만, 장관을 이루는 초신성, 수퍼노바를 본 것 인지 초대형의 검은(핑크) 구멍을 본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것이 빅뱅인가 아니면 풍선이 팝이 되었나?”라며 다소 가혹한 질문을 던졌다.

 

블랙핑크를 잘 모르는 14세 이상의 (영국인) 독자들을 위해 그는 '블랙핑크'를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알린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YG가 전 세계를 장악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결성시킨 대한민국의 걸 그룹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는 에드 볼스(Ed Balls)로 하여금 <Strictly>의 음악에 막춤을 추는 장면을 담게 한 회사이기도 하다는 주석 또한 달고 있다. 그는 또한 K-Pop이 한 때 앵글로 아메리칸 뮤직 경향의 취약하고 파생적이며 편협한 모방작으로 격하되어 오로지 아시아에 있는 시장만을 겨냥했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수년 동안 대한한국의 팝 연구가들은 조용히 서구의 팝 스타일들을 파괴하고 이들을 재포장하고 새롭게 브랜드화하여 거의 완전히 새로운 어떤 사운드를 내는 응집된 형태로 다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성공시켰다는 것이다.

 

평론가의 소개를 그대로 옮기자면 “7인조 보이그룹 BTS는 고도로 숙련되고 강도있는 안무와 서구의 음악인들에게는 이것저것 섞기에는 어쩌면 너무 자의식이 강하다고 여겨질 뻔뻔할 정도로 진부한 사춘기적인 팝 음악을 제공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보이 밴드가 되었다는 것이다. 블랙핑크는 BTS의 여성용 '짝꿍'으로 미국에서는 최고의 기록을 보여준 케이팝 그룹이고, 스포티파이에서는 팔로워 수가 가장 많은 그룹, 유튜브에서도 등록된 팔로워들이 가장 많은 아시아계 여성 뮤직그룹이 되었다고도 언급했다.

 

이후 Album은 그녀들의 두 번째 앨범으로, 8개의 곡만을 담고 있다. 이 앨범은 25분 길이이지만 커다란 무적함대보다 더 큰 후크들을 담고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이 앨범은 '짧지만 펑키하고, 치아를 썩게 하기에 충분할 만큼 달콤하며, 매 순간이 제조된 귀벌레들과 과장된 비트들로 꽉 차 있다. 모든 곡이 하나로 꽉 조화롭게 조여진 다섯 개의 다른 곡들처럼 들린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또한 한국계 미국인 작가 겸 프로듀서 테디(Teddy Park)에 대해서도 “15초의 틱톡(Tik Tok)보다 더 빠른 스타일의 음악을 개발하여 사운드 트래킹을 만들었다. 혹 독자가 이 사운드를 전에 어디선가 한 번 들어보았다고 생각하면 이는 오늘날의 하이퍼 팝 소비자들은 전에 모든 것을 이미 다 들어 보았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에서 결코 멈추지 않는 스트림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스웨덴 사람들이 90년대에 이 최고로 압축된 R&B 팝락을 개발하여 미국에 팔았고, 주지하듯이 미국에서 다시 수출된 이 음악 장르는 21세기 초에 다시 글로벌 차트를 점령하였다. 그런데 한국판은 하나의 비밀스런 무기를 지니고 있는 것이, 이 음악 장르가 훨씬 더 훌륭한 효과를 내는 이유는 그 '극단적인 무의미함' 때문이라는 해석도 더해졌다.

 

닐 맥코닉은 앨범에는 한국어와 영어로 만들어진 곡들이 포함되어 있고 지역 시장을 위해 일본어로 녹음된 대안용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영어와 한국어가 사용된 이유는 대한민국이 제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이후 미국 문화에 의해 지배되어 왔기 때문에 2개 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인구층이 넓은 편이가 때문이란다. 따라서 이 곡들은 본고장인 한국 시장에서는 완전히 특별한 무엇인가를 의미할지는 모르지만, 이 앨범이 타깃 대상으로 삼는 청중들, 그들을 대변하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이들에게 이 곡들은 우연한, 임의의 영어 어휘들이 섞여진 발음이 상당히 효과적인 소리들일 뿐이라는 것이 닐 닐 맥코르믹의 분석이다. 그가 예로 드는 대목은 다음과 같다.

 

<How You Like That?>의 가사 중

Karma come and get some / I’m right back / Cockback the trigger / Plain Jane get hijacked.

 

<Ice Cream>의 가사 중

Snow cone chilly, get it free like Willy / In the jeans like Billie, you be poppin’ like a Wheelie.

 

구글 번역에 따르면, 첫 번째 구절들은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It collapsed like a look / Through the floor to the basement / I’ll grab the edge / Even if I reach out with both hands that high / In this dark place again, light up the sky / Looking into your eyes, I’ll kiss you goodbye / Laugh so hard because it’s bad / Now you one, two, three / Ha, how you like that?”

 

텔레그라프지의 평은 예를 들어 “da, de, da, da, da, de, da, da가 어떻게, 어떤 의미를 갖고 들리는지묻고 있다. 블랙핑크와 K-Pop 일반의 비약적인 인기 상승은 서구의 팝 음악계가 일종의 데카덴트(퇴폐적인 순간, decadent moment)에 직면하게 될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 닐 맥코르닉의 음악사적 문화사적으로 종합적인 평가이다. 사운드 (sounds), 기호 (signs)와 상징(symbols)이 더 이상 아무 것도 대표하지 않고 단지 스스로를 보여줄 뿐이라는 것이다.



<케이팝이 수출한 가장 큰 '풍선껌' 블랙핑크>

 

그는 우리 자신의 디지털 팝 네이션들이 다운비트 EDM의 중얼거리는 랩 블리쟈드(rap blizzard of downbeat)와 청각적으로 따라서 노래하기가 힘든 중얼거림에 자신을 잃은 동안, 우리의 팝 팔레트가 이토록 지칠 대로 지쳐서 이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약간의 동양에서 온 향신료가 필요한 것인가?”라는 의미심장한 질문까지 던지고 있다.

 

이러한 평의 골자는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등장한 대중문화의 주류 또한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왔다. 그런데 19세기 말, 20세게 초에 일본과 중국 등에서 새로운 음악, 문화적 요소들이 도입되었을 때 발휘되었던 생산적인 역량에 열광했던 서양의 문화 엘리트들의 반응과는 사뭇 다른 이 리뷰는 여러 측면에서 볼 때 계속해서 곱씹어 볼 만한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사진 출처와 참고자료

Telegraph(20. 10. 2.) <Blackpink, The Album, review: lab-made pop that gloriously basks in its own utter banality>, https://www.telegraph.co.uk/music/what-to-listen-to/blackpink-album-review-lab-made-pop-gloriously-basks-utter-ban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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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이현선[영국/런던]
  •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