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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브리아 영화 박물관, 봉준호로 다시 돌아오다

등록일 2020-06-26 조회 18


<칸타브리아 필모테카(Filmoteca) 홈페이지를 장식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

 

지난 21, 코로나19 사태로 총 6회나 연장되었던 국가 경계령이 종료되었다. 레스토랑 및 술집, 상점들은 새로운 규칙들 아래 운영을 시작했고, 영화관과 극장도 재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여름 휴가가 시작되면서 스페인 관광, 휴양지들은 관광객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관광 활성을 위해 해외 입국자들의 자가격리 의무화를 폐지하는 등 제2차 대유행에 대한 대비는 미흡한 면이 있지만, 천천히 평정을 되찾고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칸타브리아 지방은 다른 도식들에 비해 비교적 피해가 적은 도시로 완화단계에 일찍 진입했다. 많은 행사들과 콘서트들은 취소되거나 연기되었지만, 극장과 영화관, 전시관 등은 인원 제한과 안전 수칙을 지키면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데, 스페인 북부 칸타브리아 지방 산탄데르의 필모테카가 지난달 27일 다시 문을 열었다. 필모테카는 영화박물관으로 영화 관련 자료를 보존하고 다양한 상영 행사를 통해 관객들에게 그 가치를 공유하는 스페인 문화부에서 지원을 받아 각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다시 문을 연 칸타브리아 필모테카의 새 행사들은 해당 지역 문화 회복을 위한 문화 역습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계획되었으며 7번째 예술(영화)을 사랑하는 이들의 만남의 장소로서 중요한 장소가 되고자 하는 필모테카의 의지이기도 하다.

 


<칸타브리아 필모테카 프로그램 상영표>

 

그 새 행사 중 봉준호 감독 작품들만 상영하는 봉준호 연작과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 조셉 로시 감독의 <서번트(1963)>, 클로드 샤브롤 감독의 <의식(1995)> , 영화인들의 주요 영화들을 상영하는 ‘<기생처> 근처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칸타브리아 필모테카의 원장 안토니오 나바로(Antonio Navarro)는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프로그램은 이메일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이용자들의 요청을 적극 반영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수상한 이후 높아진 역대 봉준호 감독의 작품과 한국 영화에 높아진 관심을 대변하는 대목이다.

 

봉준호 연작프로그램에서는 <플란다스의 개(2000)>,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이 상영되는데, 전문가 2명이 함꼐 스트리밍으로 참여해 실시간으로 관람하고 관객들과 대화를 통해 감독과 그 작품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칸타브리아 필모테카는 행사 홍보 게시물에 봉준호 감독을 언급하며 자신의 자성과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서 한 번도 솔직하지 않은 적 없는 감독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적인 승리자라 표현했다. 이어 할리우드의 인정으로 이 한국의 영화감독은 영화의 신이 되었지만, 우리는 오래전부터 그가 이번 세기에 가장 재능 있는 이야기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라고 평했다.

 

<살인의 추억><괴물>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영화로 <기생충> 이전 봉준호 감독을 대표하는 영화란 점은 스페인에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은 <플란다스의 개>, 스페인 관객들에게 다소 생소한 영화다. 동 작품에 필모테카는 사전 홍보 게시물에서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감독 중 하나이 봉준호의 흥미로운 시작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대한 후기나 비평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한은 아시아 영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한 번도 아시아 영화를 끝까지 본 적이”, “아시아 영화를 본 적이 없는데등이다.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은 스페인 내 아시아 영화에 대한 앞서 언급한 편견을 타파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또 스페인에서 감독 봉준호는 케이팝과 나란히 한류의 상징이 되었다. 케이팝은 얼마 전 스페인 대표 일간지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한 아이돌 그룹의 맴버의 사망 소식을 크게 다룰 만큼 이제 하나의 현지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케이팝이 특정 연령대의 현지인들에게 국한된 한류라면 봉준호 감독은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는 한류 대표 아이콘이 됐다.

 

여름을 대표하는 페스티벌들은 취소되거나 연기되었지만 대규모의 인원이 동원되지 않는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문화 행사들은 여름 휴가 시즌과 함께 활력을 더 해 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전 스페인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 한 <기생충>과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은 계속해서 스페인 관객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 필모테카 칸타브리아 웹사이트, https://filmotecacantabria.e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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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정누리[스페인/마드리드]
  •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