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소식

코로나19로 달라진 라마단 금식 성월의 다양한 풍경들

등록일 2020-05-20 조회 66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현재 터키 무슬림들은 전 세계 이슬람교도들과 함께 라마단 금식 성월을 지키고 있다. 라마단은 전 세계 무슬림들이 참여하는, 종교적으로 중요한 금식 시기다. 이슬람교에서는 종교적 의무로 다섯 가지를 지킨다. 하루에 다섯 번 메카를 향한 기도와 성지순례, 자선, 신앙고백을 해야 하고, 일 년에 한 번 30일 동안 금식을 한다. 라마단 금식은 이슬람력에서 아홉 번째 달의 시작을 알리는 초승달이 뜰 때 시작하고, 그 다음 초승달이 뜨면 끝이 난다. 라마단의 시작과 종료는 전 세계적으로 같은 날 선포된다. 하지만 달의 모양이 경도와 시간대와 뜨는 위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라마단 금식의 시작 시점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난다.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가운데, 이슬람 신자들은 금식까지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전염병 하나에만 집중하며 싸워도 힘에 겨운데, 종교적 신념을 다하며 금식까지 한다. 터키의 무슬림 약 8,000만 명이 개인적으로 금식하면서 함께 일상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가히 인상적이다. 개인의 신앙에 따라 금식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금식을 하는 무슬림들은 30일 동안 매일 같은 시간에 금식을 시작하고, 하루 금식을 마치는 시간도 같은 시간에 한다. 저녁 식사 시간을 알리는 대포 소리를 듣고 나서야 하루 동안 굶주렸던 배를 채운다.

 

한 민족 전체가 참여하는 라마단 금식 기간과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맞물린 이 시기, 터키 무슬림들의 종교와 문화는 어떤 영향을 받고 있을까. 코로나19는 라마단 금식 성월을 지키려는 터키 무슬림들의 종교적 신념도 꺾을 정도로 그 기세가 대단하다. 통신원이 만난 터키 시민들은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라마단의 풍경이 낯설다고 언급했다. 예년처럼 가까운 친척들을 만날 수도 없고, 이웃들과도 라마단 저녁 만찬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아쉬움도 함께 전했다.

 


 

<폐쇄된 모스크 출처 : 통신원 촬영>



<라마단 온라인 성금 출처 : iyilikdernegi>

 

상기한 바와 같이 라마단 금식 성월은 개인적이기보다 공동체적 성향이 단연 깊다. 그러나 터키 무슬림들은 이번 라마단 금식을 홀로 라마단으로 보내는 중이다. 터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공장소와 모스크에서의 모든 행사와 집회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터키 무슬림들은 이번 라마단 기간엔 이웃과 함께 하는 이프타르 저녁 만찬도 함께 할 수 없다. 최소 자신의 가족과 개인이 집에서 각각 금식과 기도를 하면서 보내고 있다. 라마단 명절,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지원도 직접 만나서 하지 않고 개인 계좌로 온라인으로 지급해 준다.

 

통신원은 라마단 금식 성월의 달라진 풍경을 취재하고자 무슬림 한 가정을 방문했다. 여덟 식구의 한 가장인 세르칸 씨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이번 라마단은 생활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예년 라마단 금식 기간에는 동네 모스크에도 3,000명 이상의 이슬람 교도들이 함께 모여 기도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지금은 혼자 집에서 기도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프타르 저녁 만찬도 함께 나눌 수 없어서 베란다에서만 건너편 이웃하고만 라마단 인사를 나눈다고 했다. 부엌에서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있던 딸들은 예년에는 이웃과 함께 나눌 저녁 이프타르 만찬을 위해 가득했던 주방 찬장이 지금은 텅 비었다고 했다. 이번 라마단 금식 성월에는 이웃은커녕, 가까운 친척들과도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가 라마단 금식 기간에 있었던 이웃들과의 아름다웠던 명절의 장면들까지 모두 뒤바꿔버렸다.

 


 

<건너편 이웃과 이프타르 저녁 만찬 대신 안부 인사로만 안부를 묻는 세르칸 씨 출처 : 통신원 촬영>

 


<세르칸 씨가 정결 예식 후 집에서 혼자 기도하는 모습 출처 : 통신원 촬영 >

 


<세르칸 씨의 딸이 이웃과 함께 이프타르 만찬을 못해 찬장이 텅 빈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 출처 : 통신원 촬영>

 

그런데 터키 무슬림들에게 우울했던 라마단의 시간들을 단번에 잊게 해 준 날이 있었다. 51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딱 네 시간 동안의 행복이었다. 터키 정부가 그동안 강력하게 제재하던 코로나 19 봉쇄 정책을 일부 완화하면서, 65세 이상의 노인들의 외출을 네 시간 동안 허용한 것이다. 두 달여 만에 첫 외출이었다. 이날은 터키에선 어머니 날(Anneler gunu)이기도 했다. 65세 이상 노인들은 공원과 거리에 나와 자녀들이 택배로 주문해 준 꽃다발을 한 아름 가득 안고 자유를 만끽했다. 통신원이 만난 한 노인은 두 달 동안 집 안에만 있었던 우울함이 한순간에 날아갔다며 그날의 감동을 전했다.

 


 

<코로나 19 봉쇄완화로 길거리에 나온 65세 이상 노인들 출처 : 통신원 촬영>

 


<드론으로 지역 어머니들을 위해 꽃다발을 선물한 이스탄불주 카으트하네시 출처 : HABERLER.COM>

 

이스탄불주에서는 어머니들을 위한 아주 색다른 행사도 있었다. 이스탄불주 카으트하네 시청에서 지역의 어머니들을 위해 드론으로 꽃다발을 배달해 주는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길거리 악단이 집 밖을 나오지 못하는 여성들을 위해서 신나는 음악도 선사했다. 코로나19가 만든 다양한 모습이다. 통신원은 라마단 기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심리가 바이러스로 얼마나 위축되어 있었는 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러스가 종식되어 보고 싶은 사람들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날이 빨리 돌아오기를 기다려본다.

 

참고 자료

에드거 윌리엄스 (2015). 낭만의 달, 광기의 달(서울: 반니)

HABERLER(2020. 5. 10.) <İSTANBUL Annelere drone ile havadan çiçek yağdı>, https://www.haberler.com/istanbul-annelere-drone-ile-havadan-cicek-yagdi-13207508-hab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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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임병인[터키/이스탄불]
  • 약력 :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 현) 대한민국 정책방송원 KTV 글로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