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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드라마 부부>의 세계

등록일 2020-05-18 조회 88


<드라마 부부의 세계마지막화 중에서 출처 : 三立新聞網(SETN)>

 

며칠 전 종영한 JTBC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대만에서 역대 가장 빠른 시간 내 재생 수 1,000만 회를 달성한 드라마로 집계되면서 현지 언론과 여론의 화두가 됐다. 영국 BBC드라마 <닥터 포스터(Doctor Foster)>를 원작으로 한 <부부의 세계>는 남편의 불륜으로 시작된, 완벽했던 한 여자의 복수극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불륜과 복수극은 늘 빠질 수 없는 소재 중 하나였는데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최근 국내와 현지에서 많은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현지 문화 비평가 판꽌쫑(潘光中)은 그동안 JTBC방송사가 다뤘던 드라마를 훑어보며,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흥행할 수 있었던 배경과 그에 대한 사색을 대중에게 내비쳤다.

 

판꽌쫑은 JTBC방송사를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를 처음 폭로해 정의를 대변하는, '국민의 양심'이란 수식어로 불리는 언론사로 표현하며 “(방송사가) 드라마 방영으로 상업적 가치를 줄곧 고수해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독자들에게 되물었다. 평론가의 사실 JTBC가 연출한 드라마 중에는 JTBC가 지향하는 사회 정의나 남녀평등을 다룬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보좌관>, <검사내전>, <눈이 부시게> ,의 드라마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유독 불륜, 굳이 따지자면 사회 계급상의 불평등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대중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계급과 불평등한 사회를 비판한 JTBC 드라마 출처 : Yahoo Taiwan>

 

비평가 판꽌쫑은 한국 내 여전히 남아있는 남존여비 사상과 그로 인한 사회적 남녀 불평등 현상, 그리고 자본주의가 유발한 불평등을 꼬집으면서, 이러한 점을 드라마란 매체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라 언급하면서 사실 <부부의 세계>에서도 남존여비 사상은 드러난다. ‘이혼이란 꼬리표는 때론 남성보단 여성에게 더 깊게 새겨지는 주홍글씨가 된다. 여러 시청자의 뇌리에 박힌 남자 주인공의 대사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만 보아도 짐작이 가능하다덧붙였다.

 

직장 내에서도 남녀 불평등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승진에 한쪽 성별이 더 우대되는 것이나 여자는 이래서 안 돼와 같은 대사는 사회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부부의 세계>는 젠더 문제뿐 아니라 사회 불평등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와 같은 현실성은 수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는 동시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물론 <부부의 세계>가 그동안의 불륜을 소재로 한 다른 드라마처럼 여자 주인공의 통쾌한 복수극을 그려낸다는 점이 시청자를 사로잡았을 수도 있지만, <부부의 세계>'부부'라는 남녀의 결합을 그저 한 여자와 한 남자의 관계를 떠나 그들의 아이와 얽혀 있는 부분도 상세하게 그려냄으로써, 불륜이라는 소재를 가정의 갈등으로 점화했다는 점이다.

 


<불륜과 상류층을 소재로 다뤘던 JTBC 드라마 출처 : Yahoo Taiwan>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에서 좀 더 점진적인 맥락을 보여준 점 역시 주목받았다. 불륜 드라마에서 줄곧 보여왔던 맥락, 예를 들어 여주인공이 새로운 사랑을 찾을 것이라는 시청자의 예상을 깨고, 그저 부부였던 두 남녀 주인공의 갈등에 초점을 둔 것 역시 이 드라마가 찬사를 받았던 점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이 드라마는 방영 12회를 기점으로 역대 한국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재생 기록을 깬 드라마로 남았고, 그만큼 결말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도 뜨거웠다. 마지막 회였던 16회의 예고편 조회 수는 200만을 훌쩍 넘는 횟수를 기록했을 정도로 시청자들은 <부부의 세계>의 결말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결말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한국과 대만이 판이하게 갈렸다. 한국에선 원작보다 좀 더 점진된 결말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현지에서는 그동안 전개됐던 갈등에 미치지 못한 결말이다”, “준영 같은 부모를 둔 아이가 불쌍하다라는 등의 반응이었다. 현지 영화 <소시대(小時代)>의 스타인 천쉐어통(陳學冬)“13회까지 보고 그만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이 말한 복수는 어디에 있나?”라며 극에 달했던 극 중 갈등 대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결말에 대한 실망스러운 표출을 들어내긴 했지만,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한 가정의 파탄을 떠나 한국 사회가 여전히 가지고 있는 문제를 인물들의 갈등 안에 함축시킴으로써 한국 사회가 여전히 묵인하고 있는 가치, 억압, 불공정함을 드러내면서도 중립적으로 연출하여 관객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비평가 판꽌쫑 역시 JTBC의 일관된 상업 드라마 기획과 전략 속 함축된 사회적 불평등, 억압의 메시지가 시청자에게 제대로 어필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일이라 언급하며 끝맺었다.

 

참고자료

https://movies.yahoo.com.tw/news/渣到無極限只是欺敵戰術夫妻的世界主創組的大戰略究竟是什麼-0502422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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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박동비[대만/타이베이]
  • 약력 : 현) 대만사범교육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