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소식

말레이시아의 불교 축제, 웨삭데이(Hari Wesak)

등록일 2020-05-17 조회 86

지난 57일 말레이시아 불교 신자들은 웨삭데이(Hari Wesak)를 기념했다. 한국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이라고 하지만, 불교국가인 태국이나 미얀마 등의 상좌부 불교에서는 웨삭(Vesak)이라고 하여 음력 415일에 부처님오신날과 성도일, 열반일을 한 번에 기념한다. 이는 부처님께서 인도의 음력으로 두 번째 달인 와이사카(Vaisakha)의 보름에 태어나고 깨닫고, 열반에 이르렀다는 설을 근거로 한 것이다. 이에 관해 1998년 스리랑카에서 열린 세계불교도대회에서는 상좌부불교의 웨삭일을 양력 5월 보름날(음력 415)로 정했으며, 1999UN에서도 세계불교도대회의 기준에 따라 5월 보름날을 웨삭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에서는 5월 보름에 부처님을 기리고 있어 한국과는 날짜가 차이가 있다.

 

부처님오신날이 다른 것처럼 부처님이 태어난 연도에 대해서도 다양한 설이 있다. 여러 설 가운데 동아시아 불교학계는 나카무라 하지메의 기원전 383년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국가 사이의 교류가 확대되면서 불교계에서도 이를 통일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이에 1956년 네팔에서 열린 세계불교도우의회(WFB)에서는 태국과 미얀마의 기원전 544년 설을 기준으로 할 것을 결의했다. 한국 역시 이를 따라 올해는 불기로 2564년이 됐다. 하지만 연도를 원년(元年)과 주년(週年)으로 보는 것에 따라 1년의 차이가 생겨서 태국, 미얀마, 말레이시아에서는 올해가 불기 2563년이 된다.

 

웨삭데이는 말레이시아 전 지역이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말레이시아는 다양한 민족과 종교로 구성된 국가인 만큼 휴일이 지역마다 다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종교 기념일은 국경일로 지정해 모든 말레이시아인이 서로의 종교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날로 지정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국경일 가운데 종교 휴일을 살펴보면 이슬람 신자인 무슬림 기념일이 하리 라야 푸아사, 하리 라야 코르반, 무슬림 신년 아왈 무하람, 선지자 무하마드 탄신일 등으로 가장 많다. 하지만 불교 신자가 기념하는 부처님 오신 날, 힌두교 신자를 위한 디파발리, 기독교 신자가 기념하는 성탄절도 모두 국경일로 기념하고 있다. 법보신문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영국에서 독립할 때부터 웨삭데이를 공휴일로 지정해 지금까지 기념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왕 내외가 웨삭데이 기념 메시지를 전달했다 출처 : 'New Straits Times'>

 


<무히딘 야신 총리가 웨삭데이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 TV3 공식 유튜브 채널(@Buletin TV3)>

 

말레이시아 국가 공휴일

번호

국가 공휴일

날짜

1

설날(Tahun Baru Cina)

125(변동)

2

근로자의 날(Hari Pekerja)

51

3

부처님 오신 날(Hari Wesak)

57(변동)

4

하리 라야 푸아사(Hari Raya Puasa)

524(변동)

5

국왕탄신일(Hari Keputeraan Seri Paduka Baginda Yang di-Pertuan Agong)

68(변동)

6

하리 라야 코르반(Hari Raya Qurban)

731(변동)

7

무슬림 신년 아왈 무하람(Awal Muharam)

820(변동)

8

독립기념일(Hari Kebangsaan)

831

9

말레이시아의 날(Hari Malaysia)

916

10

선지자 무하마드 탄신일(Maulidur Rasul)

1029(변동)

11

힌두 신년 디파발리(Hari Deepavali)

1114

12

성탄절(Hari Krismas)

1225

출처 : 말레이시아 총리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이 국교로 지정된 국가이지만 2세기에는 끄다(Kedah) 지역을 중심으로 힌두 불교 왕국인 부장 밸리(Bujang Valley)가 존재했고, 8세기부터 13세기에는 수마트라 중심의 스리비자야(Sri Vijaya) 왕국의 지배를 받아 불교문화가 꽃 피웠다. 이후 믈라카 왕국이 등장하면서 불교 대신 이슬람교가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하지만 영국의 식민지 기간 동안 중국인들이 이주하고 태국에 있던 불교 신자 가운데 일부가 말레이시아에 정착하면서 불교 역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010년 말레이시아 통계청 자료를 보면 말레이시아 내 불교 신자는 19.8%로 이슬람 신자(61.3%) 다음으로 가장 많다. 말레이시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민족인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다수는 불교 신자이기 때문에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거주 지역에서는 불교 사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 운영하는 많은 기업은 사업의 성공을 위해 불교 사원을 세우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2세기 끄다 지역을 중심으로 존재한 힌두 불교 왕국 부장 밸리의 유물 출처 : 통신원 촬영>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 운영하는 부동산 개발업체가 콘도 개발 공사에 착수하기 전에 불교 사원을 지은 모습

사업의 성공을 기원하고 지역 주민에게 베풂을 실천하는 목적으로 사원을 짓는다 출처 : 통신원 촬영>

 

웨삭데이에는 수많은 신자가 불교 사원을 찾아 부처님의 몸을 씻는 관불 의식을 행한다. 이는 부처님이 탄생할 때 하늘에서 물이 흘렀다는 이야기를 담아 부처님의 탄생을 축복하고, 번뇌를 씻어내고 맑은 생활을 하겠다는 다짐의 의식이다. 또한 불교 사원에 기금을 마련하고, 헌혈을 하거나 자선 단체에 기부를 한다. 이날에는 부처에게 꽃을 바치며 채식과 명상을 하는 방식으로 의식이 이어진다. 웨삭데이의 저녁에는 초와 향을 든 신자들이 행렬을 이루어 거리를 걷고 바다나 강에 등을 띄워서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행사들이 모두 취소됐고, 당일 법문을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 웨삭데이의 저녁, 불교 신자들이 행렬을 이룬 모습 출처 : 'Wonderful Malaysia'>

 


<코로나19로 모든 행사가 취소되자 말레이시아 불교협회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출처 : 말레이시아불교협회 페이스북 페이지(@malaysianbuddhistassociation)>

 

말레이시아 헌법 3조에는 회교(이슬람)가 말레이시아의 국교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헌법 11조에는 무슬림을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포교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무슬림이 다수인지만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한다. 그러한 이유로 웨삭데이를 포함한 종교 휴일을 국경일로 지정하고, 국왕과 총리는 종교 휴일을 기념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불교가 말레이시아에서 지배적인 종교가 될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도 말레이시아 불교의 명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Astro Ulagam(2019. 5. 17.) <How Buddhism reached Malaysia>, https://astroulagam.com.my/community/article/96445/how-buddhism-reached-malaysia

법보신문(2018. 5. 8.) <65.부처님오신날 공휴일 제정>, https://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3304

https://www.facebook.com/malaysianbuddhist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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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홍성아[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