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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이웃과 함께...한인 커뮤니티의 나눔행사

등록일 2020-05-15 조회 210

호주의 2020년은 파란만장했다. 연초에는 몇 달이나 지속된 산불은 뉴사우스웨일즈(New South Wales, 이하 NSW)주의 모든 지역의 하늘을 먼지로 뒤덮이게 했다. 숨쉬기가 어려울 지경으로 공기의 질이 나빴다. 산불로 인한 심적 육체적 고통이 사라지자 이번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또 다른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호주 전 지역에 록다운(Lockdown) 명령이 내려지고,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이 규제의 대상이 되었다. 연방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주정부들은 각 주에 엄격한 규제 명령을 내렸다.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되고, 쇼핑센터의 많은 영업장이 영업을 중단했다. 생활에 필수적인 물품을 슈퍼마켓에서 구매할 수 있고 식당들은 포장 서비스만 가능했다. 되도록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이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 가족이나 친지와의 만남이나 쇼핑 등의 자유로운 활동이 금지된 것이다. 최초 록다운 명령 이후 2개월이 채 되지 않은 현재, 각 주 정부들은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기 시작했다.

 

호주 정부의 엄격한 규제로 여러 비즈니스가 영업중단을 피할 수 없었다. 규제는 호주 교민 커뮤니티에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카페, 레스토랑 등 요식업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포장, 주문배달에 주력하게 되면서 그동안 함께 일하던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여파로 요식업에 종사하며 생활비를 벌어온 유학생,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들은 자연스레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호주에서 생활하기 힘들어진 이들의 일부는 특별히 편성된 한국행 항공편들을 통해 귀국하기도 했다. 이곳에 남아있는 유학생이나 워킹 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들의 일상은 위태로워졌다.

 

호주 정부의 대국민재정지원정책이 발표되었으나, 한국을 포함한 해외에서 온 임시 비자 소지자들은 지원정책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호주 정부는 생활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유학생들은 본국으로 돌아가도 좋다고 언급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학생들의 실망감을 배가시켰다. 시드니 시내 차이나타운의 타이음식점 Yummy Thai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학생들에게 무료음식배급을 하며 이들을 격려했다. 식당 주인은 코로나19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유학생,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들을 위한 이스트우드 상공인 연합회의 무료나눔 현장 출처 : 통신원 촬영>

 


<무료나눔 도시락을 기다리고 있는 청년들 출처 : 이스트우드 한인상공인연합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드니의 한인 커뮤니티의 모습은 어떨까? 시드니에 한국계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 생활권을 이루는 지역은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와 이스트우드(Eastwood)가 대표적이다. 이 두 지역에 한인 상권이 밀집해 있다. 한국음식점, 식품점, 잡화점 등이 여기저기 자리하고 있다. 한국의 유학생들과 워킹 홀리 데이비자 소지자들이 이 지역의 한국식당이나 한국상점에서 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식당이 손님이 줄면서 영업장의 운영 인원이 감소하게 되고, 자연스레 유학생들과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소지한 청년들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의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당장 하루하루의 생활을 이어가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에서 한인 식당, 한인 상인 단체가 생활이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인 식당이 먼저 나눔을 실행하기 시작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와 유학생들은 그룹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인 식당들이 따듯한 정을 나눈다는 소식을 전해듣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한인 상인들의 따뜻한 나눔을 감사하게 받고 있다.

 


<이스트우드 한인상공인연합회가 준비한 무료나눔 도시락 - 출처: 이스트우드 한인상공인엽합회>

 


<무료나눔 도시락 수여 후 작성된 방명록 출처 : 이스트우드 한인상공인연합회>

 

시드니에서 코로나19 확산 이래 가장 빠르게 나눔을 시작한 그룹은 이스트우드 한인상공인연합회(The Korean Chamber of Commerce in Eastwood, 이스트우드상우회)였다. 이스트우드 상우회는 이스트우드 지역 내 한인 상인들의 조직이다. 이 상우회 임원들은 코로나 19로 생활이 어려워진 한인 청년들을 돕는 방안에 관한 회의에서 작은 나눔을 실행하지는데 일치했다. 회의결과에 따라 어려워진 청년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따뜻한 밥 한 끼, 도시락 나눔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어려운 시기, 한국인의 가장 큰 장점인 사람과 사람의 따뜻한 정으로 청년들을 보살피고 있다. 3월 말부터 시작된 이스트우드상우회의 나눔 행사는 516()을 마지막으로 9주간의 일정이 끝난다고 한다. 하루 평균 100개의 도시락을 무료로 제공해, 총 약 3,000명분의 도시락을 나눌 수 있었다. 이 나눔 행사에는 한인 사업체, 한인 단체, 한인교회 등 시드니 한인사회의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한인사회의 유학생과 워킹 홀리데이 비자소지 청년층을 위한 나눔 행사는 우리 한국사회의 따뜻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행사였다. 남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한국민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하는 행사였다. 따뜻한 밥을 먹으며 나누는 교류는 그 어떤 가치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닐까. 따뜻한 마음을 어려운 젊은이들에게 보여준 한인 커뮤니티가 코로나19를 벗어나 일상을 되찾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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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김민하[호주/시드니]
  • 약력 : 현재)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