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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봉쇄로 예술계도 휘청하자 시정부에서 경기부양 자금 지원

등록일 2020-03-24 조회 28

LA, 그리고 LA시가 속한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319일부터 외출 자제 행정 명령(Safer at Home Order)’이 내려졌다. 처음에는 외출 자제 행정 명령419일까지 한 달간 실시한다고 하더니 휴일을 지나면서 지시가 있을 때까지(Until further notice)”로 전환됐다. 전례 없는 전염병의 확산으로 이미 LA의 공연장, 콘서트홀, 박물관은 지난 310일을 전후해 모두 잠정적으로 폐관했다. LA 오페라의 경우, 52일 공연 예정인 드뷔시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2019~2020년 시즌에 무대에 올려질 작품이 모두 4편이나 된다. 하지만 이 공연 일정이 예정대로 지켜질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이다. LA카운티아트뮤지엄(LACMA) 역시 문을 닫았고, LA현대미술관(MOCA) 등 다른 전시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LA시의 경우, 아직은 이런 기관 또는 조직에 대한 시정부 또는 주정부의 지원 발표가 없다. 다만 여러 비영리기관에서 예술가와 예술 단체를 지원하는 기금을 홍보하며 지원서를 접수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또한 후원자들에게도 코로나 19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게 될 예술 단체에 기부할 것을 권하고 있다. 사실 미국의 예술 단체나 조직들은 티켓 판매액보다는 정부의 지원금과 예술을 아끼는 후원자들의 기부로 운영되는 만큼, 코로나 19라는 국가 비상사태에 우선적으로 후원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분위기이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시의 런던 브리드(London Breed) 시장은 아티스트와 문화예술 단체를 돕기 위해 2,500만 달러의 구호 기금을 지원하겠다는 성명을 지난 323일 발표했다. 브리드 시장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지금 우리 예술계를 안정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한다. 이 어려운 시기에 공공 투자가 개별 기부자들을 독려해 우리 시 정부와 힘을 합하여 어려움에 처한 취약한 예술가들을 지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의 찰스 드마래(Charles Desmarais)는 자신의 기사를 통해 코로나 19의 여파로 샌프란시스코의 예술 단체가 볼 수 있는 경제적 손실은 약 7,3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한 연구를 소개했다.

 

샌프란시스코예술동맹(San Francisco Arts Alliance)은 모든 예술 분야에 걸쳐 규모의 대소와 상관없이 145개의 예술 단체들로부터 데이터를 모아 새로운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 보고서의 결과를 보면 지난 320일 기준, 예술 그룹들은 이미 도시 셧다운 명령으로 인해 2,140만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거기다가 코로나 19로 인한 위기가 9월까지 지속된다면 티켓 판매액도 적자를 볼 것이고 기부금도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박물관의 경우를 살펴보자. 샌프란시스코 드 영 박물관(San Francisco’s de Young Museum)의 갤러리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사랑받는 20세기 화가들의 작품들이 가득하지만, 현재 단 한 사람의 방문객도 없다. <프리다 칼로: 겉으로 보이는 것은 눈을 속일 수 있다(Frida Kahlo: Appearances Can Be Deceiving)> 전시는 본래 321일에 개막될 예정이었다. 이틀간은 파티와 언론사와 뮤지엄 회원들을 위한 프리뷰도 계획돼 있었다. 또 티켓과 멤버십 판매액, 그리고 전시 기념품 판매액은 샌프란시스코 드 영 박물관의 모 기관인 샌프란시스코 파인아트 박물관(Fine Arts Museums of San Francisco, FAMSF)1년 총예산의 15%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한 외출 자제 행정 명령6월까지 계속될 경우, 손실 액수는 9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엘로에세 의사에게 바치는 자화상(1940년 작)’이 포함된 프리다 칼로 전시회는 321()에 개막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어떤 방문객도 갤러리 내부에 허용되지 않았다. FAMSF의 관장인 토머스 P 캠벨(Thomas P. Campbell)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예술 공동체와 마찬가지로 우리 박물관 역시 셧다운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그 영향은 너무도 즉각적이었다고 말한다.

 

캠벨 관장의 인터뷰를 증명하듯, 날마다 프로그램 단축에 관한 새로운 발표가 공지되고 있다. 심지어 이제 막 시즌이 시작된 곳을 포함해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모든 공연예술 단체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연락을 취해 봄 시즌 공연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혀왔다. 연구에 따르면, 만약 코로나 19로 인한 셧다운이 여름까지 계속될 경우, 예술 단체들의 손실 액수는 매출과 기부금을 포함해 7,300만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아메리칸 콘서바토리 극장(The American Conservatory Theater)23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그 가운데는 정직원 25명과 일용직 75, 그리고 특별 프로덕션에 고용됐던 130명의 계약직 직원이 포함된다. 동 극장의 총감독 제니퍼 바이엘스타인(Jennifer Bielstein)우리는 남아 있는 시즌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모든 클래스와 훈련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여름까지 2,700만 달러의 1년 예산 중 500~600만 달러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 1년 예산의 20%의 손실인 셈이다라 전했다.

 

미국 서부 지역에서 초연될 계획이었던 <토니 스톤(Toni Stone)> 공연도 취소됐다. 최초의 여성 프로야구 선수에 대한 내용으로, 기대를 모았던 <토니 스톤>35일에 첫 공연이 있었지만 바로 그다음 날, 런던 브라이브 샌프란시스코 시장이 대규모 집회를 금지령을 내리면서 바로 중단되었다. 샌프란시스코 발레단(The San Francisco Ballet) 역시 <한여름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 첫날 공연만 한 후, 공연을 멈췄다. 바로 다음 날 브리드 시장은 전쟁기념 오페라하우스(War Memorial Opera House)와 공연예술센터(Performing Arts Center)를 모두 폐관을 명령했다.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의 총감독인 켈리 트위데일(Kelly Tweeddale)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발레단의 예산 중 72%는 사람에게 들어가는 인건비입니다. 발레단 가운데는 비자를 받고 미국에 와서 일하고 있는 이들도 있는데, 합법적 신분이 아닐 경우 30일 내로 그들의 고국으로 보내야 합니다. 계약직 직원들의 경우 근무 일수가 충분치 않으면 조합에서 제공해주는 보험 혜택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죠. 발레단에서 일하는 이들은 종종 다른 나라로 이주합니다. 댄서들은 매우 잘 조율된 선수와 같아요. 아무런 연습이나 공연 없이 2주일을 그냥 지낸다면 그들은 다른 직업을 알아봐야 할 것입니다. 균형된 예산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지렛대를 사용해야 하는가는 매우 조심해야 할 문제입니다. 선명성을 기다리면서도 과연 이겨낼 수 있을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켈리 트위데일 총감독은 35년 이상을 아트 지도자로 일해온 경력의 소유자로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으로 오게 된 것은 채 6개월이 되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 교향악단(San Francisco Symphony)의 경우, 지난 한 해의 예산이 8,100만 달러일 만큼 상당히 탄탄한 재정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마저도 인원 감축 등 상당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월별 매달 적자액은 200만 달러에 달했다. 이에 총감독 마크 한슨(Mark Hanson)우리는 현재 다양한 재정 모델을 검토 중이다. 우리는 다른 여러 예술 단체들과 더불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 역사의 책임자다. 그만큼 설사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되더라도 회복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시의 약 15개 대규모 예술 기관의 리더들이 연합하여 조직한 단체인 샌프란시스코예술연맹(The San Francisco Arts Alliance)’은 이 위기의 시기에 힘을 합해 코로나 19가 예술 분야에 끼친 영향력 조사(San Francisco COVID-19 Arts Impact Survey)’를 실시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동 연맹은 규모에 관계없이 샌프란시스코 내의 145개 예술 단체와 조직의 데이터를 긁어모았다. 이 보고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셧다운으로 단체들이 보게 될 경제적 손실과 함께 벌어들인 금액, 기부금 등의 데이터를 세세하게 보여준다. 조사 결과는 320일 금요일 기준, 예술단체들이 도시 폐쇄 명령으로 인해 이미 총 2,140만 달러의 소득을 잃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위기가 615일까지 지속된다면 손실액은 4250만 달러로 증가할 것이고, 만약 9월 중순까지 축소될 경우에는 4780만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는 티켓 판매와 그 외 매점과 기념품 판매액 등 한 해에 예상되는 모든 수입의 25%나 되는 엄청난 손실이다. 보고서는 샌프란시스코의 예술 단체들이 결정을 고려 중이었거나 이미 결정을 내린 비용 절감을 세세히 보여준다.

 

게다가 이제껏 예술단체에 기부하던 사람들이 더 다급한 도움이 필요한 사회 복지 서비스의 요구에 우선적으로 기부를 할 가능성도 있고, 또한 그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시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려 시도함에 따라, 2550만 달러의 기부금이 기존의 손실에 더해 추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고서는 보여준다. 예르바 부에나 예술센터(Yerba Buena Center for the Arts)의 최고경영자인 데보라 쿨리난(Deborah Cullinan) 공동대표는 샌프란시스코 예술 연맹은 이 동맹을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예술과 문화 동맹( Arts and Culture Alliance)’으로 성장시켜 우리의 생태계를 지탱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샌프란시스코시와 카운티의 자금을 받아내는 것에 단체의 노력이 집중되었었지만, 이제 이 그룹은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법으로 관심을 돌렸다. 이를 위해 샌프란시스코 예술 연맹은 예술과 문화 종사자들이 경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로비스트를 고용했다. 향후 몇 달 안에 경제를 일으키기 위한 경기부양책으로 1조 달러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경우, 예술 단체들은 자신들의 노동력이 무시되지 않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전망이다.

 

각 지방의 지도자들은 여행과 서비스업 못지않게 예술산업의 타격도 큰 만큼 경기부양책 자금의 분배에 확실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예술이 전반적으로 미친 경제적 영향에 대한 가장 최근의 연구(2015년 데이터로 2017년에 발표됐다)는 비영리 예술 및 문화 단체들이 매년 직원들의 급여 지급, 물자 구입, 서비스 계약, 지역사회 내의 자산 취득 등을 위해 무려 7806천만 달러를 지출했다는 내역을 보여주었다. 이는 인근 지역을 제쳐놓고 단지 샌프란시스코시 내에서만 보더라도 예술 문화 분야가 연간 145천만 달러 규모의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데이터이다.

 

소규모 예술 조직들 역시 매일 고민해야 하는 내용은 다를지 모르지만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소수민족을 위한 예술 전시공간과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소마츠(SOMArts)의 디렉터, 마리아 젠슨(Maria Jenson)은 소마츠가 매우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한다.

 

소마츠의 연간 예산은 고작 50만 달러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티켓을 판매하지 않고 무료입장 정책을 쓰고 있어서 별 수입을 얻지 못해요. 소마츠에게 가장 큰 기부금을 제공하는 것은 샌프란시스코 시정부와 몇몇 재단들입니다. 이들은 소마츠가 대중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고 평가를 내려 기금을 주죠. 소마츠는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결과물을 가지고 발 빠르게 기금을 신청하는 등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시가 소마츠에 주는 기금은 호텔 세금으로부터 온 것이에요. 코로나 19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것이 여행업이죠. 호텔 산업이 다리가 사라지면 식탁이 무너지는 것처럼 소마츠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미쳤습니다.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이 시에서 생활이 어려운 미술가와 중소규모의 예술 문화 단체들을 돕기 위해 예술가 구제 프로그램(Arts Relief Program)을 편성한다고 발표한 것은 다리가 사라져 식탁이 무너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이 프로그램은 가장 경제적으로 취약한 예술인들을 돕게 될 것이다. 프로그램은 시로부터 250만 달러의 초기 자금을 지원받을 것이며 보조금 프로그램과 저금리 대출이라는 두 가지 선택권이 제공된다.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온라인 판에 샌프란시스코 예술 연맹의 실태 보고서가 공개된 뒤 323(), 성명서를 통해 우리 예술가와 문화 기관들은 도시와 공동체로서 우리라는 정체성의 중심에 있습니다. 지금 우리 예술계를 안정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시 소재 15개 대규모 예술 기관의 리더들이 연합하여 조직한 단체인 샌프란시스코예술연맹은 코로나 19가 예술 분야에 끼친 영향력을 조사했다 - 출처: San Francisco Arts Alli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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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박지윤[미국(LA)/LA]
  • 약력 : 현재)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