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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의 '승리' 비결, 8면에 걸쳐 파헤친 아르헨티나 일간지

등록일 2020-03-24 조회 46


<전국 일간지 라 나시온(La Nacion) 38일 일요일 별책부록 표지에 실린 '기생충'의 한 장면>

 

지난 8일 일요일, 아르헨티나의 주요 일간지 라 나시온의 주말 별책부록에 익숙한 장면이 표지에 실렸다. 지난 123일 아르헨티나 국내 개봉 후 얼마 지나지 않아 2월의 오스카 4관왕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이슈가 된 <기생충>의 한 장면으로, 여러 관람객이 인상 깊은 장면으로 선정했던 화장실 장면이었다. '한국문화의 매력과 성공기'라 적힌 이번 특집호 주제는 이번 호가 단지 <기생충>, 또는 한국 영화에 관한 비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문화와 한류 현상을 다룰 것이라는 단서를 준다.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방탄소년단, 최근 주요 국제영화제에 전설적 수상기록을 기록한 한국영화, 독보적인 뷰티 산업, IT 기술, 최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장 힙한 메뉴가 된 한식까지, 이번 호에서는 8면에 걸쳐 어쩌다 한류가 오늘의 한류가 될 수 있었는지, 그 시작과 과정, 결과에 대해 소상히 담아냈다. 그리고 5면은 지난달 'BTS Connects'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아르헨티나에서 진행된 순수 현대미술 작업을 다뤘고, 그 과정에서 아르헨티나 현지 K-Pop 팬덤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꼼꼼히 분석했다.

 


<‘라 나시온'글로벌 퍼포먼스의 중심에 선 방탄소년단'이란 제목으로 지난 빌보드 뮤직어워즈에서 방탄소년단이 선보였던 무대 관련 기사를 2면에 걸쳐서 실었다.>

 

먼저, 방탄소년단이 세계의 주류 팝 아티스트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해 설명했다. 기사는 이미 20년 전쯤, SM 엔터테인먼트의 사장이었던 이수만 씨가 보아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을 선두로 추진했던 해외 진출 전략이 예상을 초월한 성공을 거두자, 한국의 대중문화계는 그 때부터 더 체계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특히, 아이들 밴드가 청소년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 데뷔 한참 전부터 안무와 노래 연습하며 실력을 키우는 연습생이 되고자 하는 사람도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외국인들은 한국문화의 고유성이자 장벽이었던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레 가지게 되었고, 한류는 이 점을 버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케이팝이 드라마나 영화 등의 여타 다른 한국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기반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아이돌은 눈과 귀를 함께 사로잡는다'라는 문구와 함께 케이팝 아티스트의 상징인 군무퍼포먼스 사진을 함께 실었다.>

 

기사 속에서는 문화원 현지직원 가브리엘 프레셀로(Gabriel Presello)과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아르헨티나인의 관점에서 한국문화의 세계적 입지 급성장을 해석하기도 했다. 한국문화원은 부에노스아이레스뿐 아니라, 남미에서 한국문화를 전파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개원 초기부터 문화원에서 근무한 그의 의견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50년간 서구 문화를 편견 없이 배우고 익혔다. 그렇게 유입된 여러 외래문화에 한국만의 고유한 색깔이 첨가되었고, 오늘날 한국의 강점인 IT 기술이 문화에 접목되면서부터는 한국만의 혁신적인 문화적 우수성을 갖추었고, 문화를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라며 오늘날 한국 시민들은 그들의 문화가 세계에서 소비되는 것을 자랑스러워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국문화에 매료된 '사생'팬들이 환호하는 장면과 봉준호 감독의 수상 사진도 담겼다.>

 


<서울 시내의 밤거리, 음식점 간판들이 눈에 띈다.>

 

이에 더해, 마지막 챕터에는 K-뷰티, 음식이 세계에서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를 다뤘다. 특히 최근 계속해서 늘어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내의 한식점은 한류 현상의 흐름, 수요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와 같은 현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한국이 글로벌 주류 문화계에서 'K'라는 이니셜로 성공적으로 국가 브랜딩을 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소는 정부와 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아르헨티나 언론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케이팝 아이돌, 영화, 음식들이 오르내렸다. 이러한 현상을 드문드문 접해 온 아르헨티나인들 입장에서 보면, 이번 기사는 한류 현상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를 도왔을 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산업과 한국정부의 문화정책을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사진 출처 : 38일 자 라 나시온주말특별호, 통신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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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이정은[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