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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만화시장을 개편한 한국의 웹툰 서비스

등록일 2020-02-11 조회 48

지난 2015, 네이버가 웹툰이라는 콘텐츠를 인도네시아에 새로 소개한 이래 현지에서 만화를 보는 방식은 꽤 변화됐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하여 별다른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만화를 볼 수 있기 이전에는 인쇄된 형태의 만화책으로 보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는데 출간된 만화는 그 선택의 폭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것이다. 인도네시아 만화 출판사 입장에서는 대략 초판본을 3,000부를 찍고 있는 현실에서 위험부담 없이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도록 매출이 일어나는 만화는 국내외에서 큰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일본 만화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국산 만화를 비롯하여 다른 나라의 만화는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현지 만화 생태계는 고사할 수밖에 없었고 거대한 인구 규모에 비하여 현지 만화는 발전이 정체된 상태가 지속되어 왔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웹툰 플랫폼 사업자를 통하여 새로운 만화 작품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것에 큰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단순히 한국의 웹툰이 현지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현상뿐만 아니라 현지의 만화 생태계를 빠른 속도로 복원시키면서 현지 작가들이 웹툰 플랫폼에 참여하면서 인도네시아 만화 산업의 새로운 중흥을 열고 있다.

 

가처분소득이 낮은 인도네시아에서 즐길 거리는 여전히 부족한 편이어서 웹툰에 대한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고 이는 iOS 및 안드로이드에서 웹툰이 높은 매출 순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라인 웹툰은 게임을 제외한 전체 애플리케이션에서 매출 1~2위를 몇 년 동안 지키고 있고, 뒤를 이어 현지에 들어온 카카오페이지도 매출 5~6위권을 형성하면서 웹툰은 한국의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메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 독자들이 직접 번역할 수 있는 번역작가 시스템을 가지고 다양한 웹툰 작품을 발 빠르게 서비스할 수 있는 토리웍스도 현지 시장에서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인도네시아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웹툰 서비스 - 출처 : 인도네시아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초창기 웹툰이 인도네시아에 들어왔을 때는 한국의 작품들을 번역하여 소개하면서 큰 인기를 얻어 왔다면 지금은 웹툰 2.0 시대에 접어들어 인도네시아 웹툰 작가가 그리는 만화를 같이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확장하면서 웹툰 팬층은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 라인 웹툰과 카카오페이지는 모두 현지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키워나가고 있는데, 그동안 원활하게 상업적으로 만화를 그릴 수 없었던 현지 만화 생태계에 큰 활력을 불어넣으며 현지의 정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웹툰들이 쏟아지면서 현재는 국내에서의 인기 상위권을 넘어 해외로 수출되는 웹툰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라인 메신저는 이웃 동남아시아 국가인 태국에서도 국민 메신저 반열에 올라있어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웹툰은 활발하게 양 국가의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되면서 그 인기가 확대되고 있다. 라인 웹툰이 시작한 웹툰 콘테스트는 매년 지속되면서 새로운 작가의 등용문이 되고 있으며 별도로 신인 작가들이 자유롭게 연재를 할 수 있도록 특정 코너를 팬들의 조회 수나 인기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데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현지 작가들이 실력만을 가지고 만화를 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 결과 과거에는 현지에서 보기 어려웠던 웹툰 스튜디오들이 조금씩 출현하고 있으며 이런 스튜디오에서 분업을 통해 만들어진 경쟁력 있는 웹툰들이 자체적으로 해외 웹툰 시장을 두드리는 경우도 나오고 있어 인도네시아 만화 생태계가 한층 성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웹툰에서 보여주는 개성 있는 소재들과 스토리들은 쉽게 영화 제작으로도 확장되고 있으며 라인 웹툰에서는 지금까지 벌써 3개의 작품이 인도네시아에서 영화로 제작되어 관객들을 만나고 있어 앞으로도 새로운 영화 IP가 등장하는 창구로 써도 이미 훌륭하게 기능하고 있다.

 


<라인 웹툰 'Terlau Tampan'(좌), 'Eggnoid'(우) 원작의 영화 포스터 출처: imdb>

 

현재 한국 회사들은 현지에서 더 많은 숫자의 웹툰들을 선보이면서 기존 10~20대 여성 중심의 독자층에서 타겟층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웹툰을 단순히 현지에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만화 제작 및 유통의 플랫폼을 장악해가면서 성장하고 있어 시장 점유율이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는 것이다. 이제 시작된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인도네시아의 웹툰 산업이 벌써 영화 제작 등으로 확대되는 것을 볼 때 현지의 경제 규모가 성장하면서 캐릭터, 간접광고, 광고 플랫폼, 드라마 제작 등 관련 산업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웹툰 산업의 성장에 따라 한국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우수한 인도네시아 웹툰이 나온다면 이를 통해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문화적으로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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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신진세[인도네시아/자카르타]
  • 약력 : 현재) 인도네시아 온라인 게임 퍼블리셔 근무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