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소식

청소년들의 놀이터가 된 토론토 도서관

등록일 2020-02-10 조회 147

페어뷰 도서관(Fairview Library) 1층의 넓은 방,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모여 스마트 폰과 텔레비전으로 게임을 하고, 장난도 치며 간식을 나누며 흥겨운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방 안에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 투명하게 다 보이는 그곳은 청소년들의 활기와 패기가 겹쳐 도서관이란 공간을 새롭게 보이게 하였다. 숨소리마저 내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한국의 도서관 이미지와 달리 이곳의 도서관은 주변에서 몰려온 시끄러운 10대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 사서는 아이들을 위해 직접 팬케이크(Pancake)을 굽고, 시럽을 주며, 아이들과 함께 장난을 치고 있었다. 통신원의 카메라를 보더니, 도서관 사서와 함께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며, 마치 형 동생처럼 친밀하고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청소년 프로그램에 참가한 청소년. 사서와 함께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했다>

 

틴에이저를 위한 팬케이크란 제목이 붙어 있는 이 프로그램 외에도 젠가 게임, 보드게임, 비디오 게임, 아프리카 뮤직 배우기, DIY 키홀더 만들기, 헤어컷 워크숍, 만화 워크숍 등 페어뷰 도서관에는 다양한 10대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한달 내내, 매일매일 마련되어 있었다. 이러한 새로운 놀이터로서의 도서관은 많은 10대들의 지지를 받는 듯 보였다. 여전히 추운 토론토의 2, 마땅히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은 안전하고 따뜻하고 밝은 도서관에서 자신들의 놀이를 지속하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듯하다. 커뮤니티 도서관과 학교가 이미 동네를 기준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서로를 긴밀하게 잘 알고 있는 친구였고, 이곳에서 만난 도서관 사서나 자원 봉사자들은 이미 이들에 대해 훈련이 된 청소년 전문가이자, 친구, , 누나같은 관계를 맺어 가고 있었다.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어야 할 것 같은 경비원들 마저 친절한 이곳은 그야말로 믿을 수 있는 이웃 어른과 함께 그들의 일상을 나누는 듯했다. 팬케이크과 게임으로 떠들썩한 그 곳에서도 한쪽 책상에선 상담을 하고 있었고, 숙제를 앞에 두고 서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마도 그들과 함께 고민과 좌절, 그리고 꿈과 소망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하는 듯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처음엔 거구의 10대들이 우르르 모여 게임을 하던 그 방 안으로 들어가기가 주저되었지만, 그들의 얼굴 면면을 살필 수 있는 통유리는 10대들이 가진 여린 마음까지도 비춰주는 듯했다.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청소년 프로그램에 참가한 청소년들>

 


<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청소년 프로그램을 위해 팬케이크을 굽고 있는 사서와 자원 봉사자들>

 

이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들리는 토론토 도심 속의 총기 사고와 폭력 사고들 그리고 점차 현격한 거리를 드러내고 있는 사회속 빈부격차는 청소년들에게 밝은 미래만을 약속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100여개의 토론토 공립 도서관이 청소년들을향해 적극적으로 문을 열고, 실제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어려움의 장벽을 제거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하면서, 토론토 공립 도서관은 사회문제에 있어서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책을 빌리고, 공부하는 곳의 장소의 기능을 넘어서서 지역 사회의 문화 허브로, 여러 문제의 실제적인 답을 찾을 수 있는 곳의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컴퓨터프로그램을 가르쳐주고, 게임을 함께 하며, 청소년 시기에 필요로 하고 동시에 흥미로워하는 워크샵을 적절하게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즉 청소년들이 길거리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고, 밝고 환하며, 안전하 그리고 실제적인 네트워크를 맺을 수 있고, 교육적인 자료를 제공받을 수도 있는 도서관으로 오게 함으로 새로운 시도를 시작하고 있었다.

 


<페어뷰 도서관 전체 모습. 4층으로 구성된 동네 도서관에는 아이들과 청소년, 그리고 성인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다>

 

1907년 미국의 대부호 카네기의 지원으로 시작된 토론토 도서관은 요크빌(Toronto Yorkville Library)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토론토 전역에 100개의 공립 도서관으로 확장되었다.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와 중국어, 아랍어와 독일어 등 다양한 언어 서적을 구비하고 있고, 이주민을 위한 영어와 프랑스어 프로그램, 세금 보고 프로그램, 노인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 박물관 무료 입장권을 나눠주는 프로그램, 이야기 들려주는 프로그램, 숙제를 도와주는 프로그램, 어린이 과학 프로그램, 수학 프로그램, 저자와의 강연, 마술과 음악 공연, 스포츠 등 각 연령별, 문화별 필요에 따른 획기적인 프로그램도 계속 개발되고 있다. 특별히 인터넷과 와이파이 그리고 컴퓨터에 대한 구체적인 필요가 두드러지는 청소년들을 도서관으로 초대해, 이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가르치고 또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 새로운 도서관에 대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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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고한나[캐나다/토론토]
  • 약력 :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