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소식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이 미치지 않은 벨기에 문화생활

등록일 2020-02-06 조회 98

벨기에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상 대화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현지 언론사들이 매일 전 세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상황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일 중국 우한에서 송환된 벨기에인 9명 중 한 명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벨기에 내 첫 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하였다. 벨기에 프랑스어권 유력 일간지 르 스와(Le Soir)25일 관련 기사에서 지난 월요일 저녁에 확인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환자 건은 벨기에인에게 전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스티븐 반 구흐트(Steven Van Gucht) 교수의 확신을 인용하였다.

 

벨기에 공영방송국 VRT24일 기사에서 겐트 중국 상점 여전히 인기. 하지만 전차에서 청년들이 나에게 코로나라고 외쳤다고 상점 주인 유안이 말하다(Chinese winkel in Gent blijft populair. 'Maar op de tram riepen jongeren eens 'corona' naar me', zegt uitbaatster Yuan)’는 제목으로 중국인 혐오의 피해 사례를 게재하였다. 또한, 한식 레스토랑 따브르도(Table d’Ho)’를 운영하는 한국계 입양인 산호 박 코러웨인(San-Ho Park Correwyn)씨는 자신의 SNS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손님이 예약을 취소했다면서 사람들이 정말 어처구니없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벨기에인들의 일상생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이 붐비는 장소 방문을 꺼리는 한국인들과는 달리 벨기에인들은 겨울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다.

 

지난 4일 화요일 저녁 겐트의 문화극장 카피톨(Capitole)’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으며 마스크를 쓴 사람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고, 동양인인 통신원을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없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페스티벌 발레단(Saint Petersburg Festival Ballet)<잠자는 숲 속의 공주(Sleeping Beauty)> 발레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연령층은 어린아이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했다. 중년 또는 젊은 커플들, 친구들과 함께 온 젊은이들,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브닝 드레스를 멋지게 차려입은 여성부터 캐주얼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까지 다양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깔끔하지만 편안한 차림이었다.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

 

겐트의 문화극장 카피톨은 오페라 극장 못지않은 그 화려한 규모를 자랑하지만 오페라 극장과 달리 전통 클래식 예술 공연만을 고집하지 않고 발레부터 뮤지컬, 연극, 코미디, 음악 콘서트까지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공연의 가격은 좌석에 따라 39유로(5만 원)부터 64유로(83천 원)까지 이고, 3살부터 12살까지는 29.97유로(4만원)부터 31.88유로(42천 원)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저녁 8시에 시작된 공연은 1막이 끝난 뒤 25분 동안 휴식 시간을 갖고 2막이 시작되어 밤 1030분에 막이 내린다.

 


 

<공연 중간 휴식 시간에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

 

중간 휴식 시간에 사람들은 화장실을 이용한 후 바(BAR)로 가서 와인을 마시며 함께 온 사람들과 공연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그렇다면 벨기에 사람들의 공연 관람 수준은 어떨지 관찰해 보았다. 화려하게 차려입고 품위 있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은 오페라 하우스와는 달리 좀 더 캐주얼한 공연 장소의 분위기라서 인지 사람들도 크게 격식을 차리지 않았다. 공연은 관람객들에 대한 주의사항 없이 바로 시작되었고 따라서 공연 중간중간 휴대폰을 켜서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공연 사이 사이에 공연무대 배경을 바꾸기 위해 잠시 무대가 가려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헝가리 오케스트라의 멋진 연주는 계속해서 흘렀지만, 오래 기다리게 한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점점 사람들의 목소리들이 커져서 분위기가 흐려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통신원 앞쪽에 앉았던 60대 이상의 세 명의 사람들은 1막이 다 끝날쯤 서로 사탕을 나눠 가지더니 그중 한 사람이 사탕을 뜯는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어 공연을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였다. 2막이 시작되었을 때 이 세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 관람 매너가 부족한 사람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는 것 같아 오히려 이 분위기가 정감이 갈 정도였다. 마침내 공연이 끝나고 감독과 공연자들이 연속해서 인사를 하자 많은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쳤다. 사람들은 브라보를 외치며 공연자들에게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다. 여러 번의 인사 끝에 완전히 막이 닫히고 조명이 켜지자 사람들은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인사하는 공연자들>

 

벨기에에서 이러한 예술 극장 문화는 주로 겨울에 즐기는 문화생활이다. 여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밤에도 해가 늦게 지니 실내에 있는 것보다 실외에서 즐기는 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유명한 문화 공연들도 겨울에 집중적으로 배치된다. 관람객이 특정 연령대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어울려 문화생활을 즐기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좌석 위치에 따라 비용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예약을 서두르면 누구나 앞 좌석에 앉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의 것이 아닌, 좌석의 위치가 경제적 현실을 보여주는 것도 아닌, 일반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벨기에의 문화생활이 한국에도 적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참고 자료

https://www.vrt.be/vrtnws/nl/2020/02/04/chinese-winkel-gent-coronavirus/

http://www.capitole-gent.be/nl/kalender/2019-2020/sleeping-beau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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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고소영[벨기에/겐트]
  •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