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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조나 카우걸, 왜 LA에 왔을까?

등록일 2019-10-08 조회 61

지난 9월 마지막 주말 오전, 한인타운 내의 갤러리아 쇼핑몰을 찾았다가 10대의 비 한인 고객들이 바글바글 모여있는 것을 보고 궁금증이 발동해 다시금 위층으로 올라갔다. 손님들이 매장을 한가득 메우고 있는 곳은 초이스 뮤직(Choice Music)’이었다. 초이스 뮤직은 CD와 케이팝 관련 머천다이즈를 판매하는 곳인데, 도대체 왜 이렇게 아침부터 열기가 후끈하고 난리가 난 것인지, 매우 궁금했다. 쇼핑한 상품을 한가득 플라스틱 가방에 들고 나가는 한 사람에게 도대체 왜 이른 시각에 난리가 난 건지 물어봤다.

 

현재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라는 라일리 노리스(Riley Norris, 17) 씨는 그날 저녁, LA의 노보 극장(Novo Theater)에서 열린 데이식스 그래버티 월드 투어(DAY6 Gravity World Tour)’에 참가하기 위해 저 멀리, 애리조나(Arizona)주 투싼(Tucson)에서부터 LA를 찾았다고 한다. 애리조나주 하면, 한국인들은 어쩜 가장 먼저 원로가수 명국환이 부른 <아리조나 카우보이>라는 오래된 한국 가요를 떠올릴 것이다. “광야를 달려가는 아리조나 카우보이. 말채찍을 말아들고 역마차는 달려간다. 저 멀리 인디안의 북소리 들려오면, 고개 너머 주막집에 아가씨가 그리워. 달려라 역마차야. 아리조나 카우보이과연 이 노래의 가사를 쓴 이가 애리조나주에 가보기는 한 걸까,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자료를 찾아봤다. 통신원이 가본 애리조나주는 그랜드캐년(Grand Canyon)을 여행하기 위한 관문인, 플랙스태프(Flagstaff)시와 호피족 마을, 그 외 몇몇 관광지였는데 카우보이를 직접 보진 못했던 터라 궁금증이 일었기 때문이다.

 

사족이지만 실제 애리조나주에서는 1880년대 이후, 대규모로 소를 키우는 농장이 들어서며 성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1880년대에 11,741마리에 불과했던 소의 개체 수는 11년 뒤인 1891, 거의 10배에 달하는 122,377마리로 증가했다. 갑작스런 소의 개체 수 증가로 이 지역의 초목은 황토화되었다. 1901년에는 소도둑을 방지하기 위해 레인저(Rangers, 경찰)가 결성되기도 했다. 1900년대 초기의 카우보이들은 주급으로 10달러 정도를 벌었다고 한다. 이를 오늘날의 화폐로 환산하면 약 225달러에 해당한다고.

 

라일리 노리스는 어머니인 켈리(Kelly), 친구인 헤일리(Hayley), 그리고 자매들과 함께 자동차를 운전해 왔다. 쉬지 않고 달리면 7시간 남짓할 거리이지만 중간에 쉬엄쉬엄, 밥도 먹고 오다 보니 14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제가 사는 애리조나주 투싼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그렇게 케이팝의 인기가 높지 않아요. 그래서 케이팝 이벤트도 그다지 많지 않아 슬퍼요. 제 주변에 더 많은 사람들이 케이팝을 좋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그들과 케이팝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학교에 케이팝을 듣는 친구들이 몇몇 있어요.”

 

그녀는 928() 저녁에 있을 콘서트를 위해, 하루 전인 927()의 학교 수업을 빼먹는 모험을 감행했다. 하지만 자신이 그처럼 좋아하는 케이팝 그룹의 콘서트를 참가한다는 설렘에 학교 수업을 빠지는 죄책감쯤은 감당하리라 마음먹었다. 데이식스(DAY6)는 제이(Jae), 영케이(Young K), 원필(Wonpil), 도운(Dowoon), 성진(Sungjin) 5인조로 구성된 보이그룹 밴드. 다른 아이돌 그룹과의 차별점은 멤버들이 직접 기타, 베이스, 드럼 등을 연주하는 밴드라는 점. 이들은 912, 13일 뉴욕의 플레이스테이션 극장(Playstation Theater)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15일에는 보스턴의 오르페움 극장(Orpheum Theatre), 18일에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더 필모어(The Fillmore), 20일에는 텍사스주 달라스의 그랜드 프레리 극장(The Theatre at Grand Prairie), 22일에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로즈몬트 극장(Rosemont Theatre), 25, 샌프란시스코의 워필드(The Warfield)에 이어 28일과 29일 이틀간 LA의 노보 극장(The Novo)에서 콘서트를 가졌다.

 

콘서트 전날인 927() 저녁, LA에 도착한 라일리와 그 가족은 한인타운 인근에 호텔을 잡았고, LA에 있는 기간 동안 한 번은 한국식 바비큐를 맛볼 계획이라고 했다.

 

저는 평생 코리안 바비큐를 2번 먹어봤어요. 올해 5, BTS<러브 유어셀프> 투어 콘서트를 보기 위해 LA에 왔었을 때 먹어봤고 또 한 번은 작년에 디즈니랜드에 왔을 때 맛봤어요. 코리안 바비큐는 내가 직접 불판 위에서 요리해 먹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좋아요. 가족들을 위해서 제가 직접 고기를 구웠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바비큐는 불고기에요. 소스 맛이 환상이에요.”

 

그녀가 오늘 아침, 가족들과 함께 만사를 제쳐놓고 초이스 뮤직을 찾게 된 것은 다양한 케이팝 관련 머천다이즈를 구경하고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라일리와 그녀의 친구, 그녀의 자매들은 이미 인스타그램을 통해 초이스 뮤직을 알고 있었고 팔로우를 하고 있었으며 이 사이트를 통해 쇼핑도 많이 해왔다. 라일리는 이날 아침, 데이식스의 앨범을 2장 구입했고, 더 보이즈(The Boyz), 펜타곤(Pentagon), 원팀(1TEAM), 아스트로(ASTRO), 엑스원(X1), 그리고 데이식스(DAY6)의 포스터와 함께 스티커 패키지도 구입했다.

 

이 아이템들, 너무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그룹의 포스터를 갖게 되어 무척 기뻐요.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데이식스의 앨범을 2장이나 갖게 되어 정말 행복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제가 사는 지역에는 케이팝과 관련된 매장이 전혀 없거든요. 초이스 뮤직에서의 경험은 환상적이었어요. 직원들은 정말 친절했고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머천다이즈를 갖춰 놓고 있더라고요.”

 

콘서트가 끝난 후, 그녀는 콘서트 현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저는 지난 6월 말에 데이식스 콘서트 티켓을 구입했는데요. 정말 많은 데이식스의 팬들이 콘서트에 왔더군요. 그들의 콘서트는 정말 너무 멋졌어요. 이제까지 제가 가봤던 콘서트 가운데 최고였습니다.”

 

그녀는 데이식스를 정말 좋아한다며 두 손을 가슴에 가져다댔다.

 

데이식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럿이에요. 우선 제가 듣기 좋아하는 타입의 음악을 한다는 점 때문에 좋아해요. 멤버들의 목소리가 아름답고 멤버들 모두 재능이 있어 악기를 직접 연주한다는 점도 매력적이죠. 저는 또 데이식스 멤버들의 성격도 좋아해요. 그리고 멤버들 간에 사이가 좋은 것도 너무 마음에 들어요. 데이식스 멤버들은 모두 아주 귀엽고 재미있어요.”

 

그녀는 데이식스를 가장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데이식스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또 다른 케이팝 밴드로는 더보이즈(The Boyz), 에이티즈(ATEEZ), 브이에이브이(VAV), 방탄소년단(BTS),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 펜타곤(Pentagon), 원팀(1TEAM), 에이스(A.C.E), 아스트로(ASTRO), 엑소(EXO), 빅뱅(BIGBANG), 아이콘(iKON), 엑스원(X1), 플라네타리움 레코드(Planetarium Records), 갓세븐(GOT7), 몬스타엑스(Monsta X), 카드(KARD), 샤이니(SHINee), 위너(WINNER), 엔플라잉(N.Flying), 쎄븐틴(SEVENTEEN), 엔씨티(NCT), 뉴이스트(NU'EST), 더로즈(The Rose), 씨엘씨(CLC), 포미닛(4Minute), 웨이브이(WayV), 레드벨벳(Red Velvet), 마마무(MAMAMOO), 여자아이들((G)-IDLE)이 있다. 이 그룹들의 멤버들과 그들의 음악을 모두 너무 좋아한다.

 

그녀는 또한 샘김(Sam Kim), 제이박(Jay Park), 크러쉬(Crush), 그레이(Gray), 로꼬(Loco), 사이먼도미닉(Simon Dominic), 박지민(JiminXJamie), 제시(Jessi), 현아(Hyuna), 청하(Chungha), 폴킴(Paul Kim), 지코(Zico), 싸이(PSY), 창모(Changmo), 씨엘(CL), 다미아노(Damiano), 에릭남(Eric Nam), 하온(HAON), 헨리 라우(Henry Lau), 아이유(IU), 준수(Junsu, XIA), 페노메코(Penomeco), 피에이치원(pH-1), 식케이(Sik-K), 선미(Sunmi), 양다일(Yang Da-Il)과 같은 솔로 아티스트들도 좋아한다. 그 외에도 좋아하는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너무 많단다. 왜냐하면 그들 모두 너무 좋은 음악을 하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통신원보다 훨씬 많은 케이팝 아티스트들을 알고 있다. 그녀로 인해 처음 알게 된 가수 이름도 많았다. 공부하랴 언제 이 많은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듣고 덕질을 하는지, 감탄스러웠다.)

 

현재 라일리는 한국어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케이팝을 들으면서 나름대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제가 수업료를 낼 수 있는 준비가 되었을 때, 한국어 강좌를 들으려 해요. 한국어를 할 줄 알게 되고 한국을 직접 방문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한국어를 유창하게 되어, 한국어 통역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정말 좋겠어요.”

 

애리조나 카우걸의 LA 방문과 케이팝 콘서트 참가, 그리고 케이팝 머천타이즈 구입기를 라일리로부터 들으면서 좋아하는 것이 무척 많았던 여고시절로 잠시 되돌아간 듯한 체험을 했다. 그녀가 사는 곳인 애리조나주에도 케이팝 팬들이 더 많이 늘어 케이팝 팬으로서 대도시와 같은 혜택을 누리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해주고 작별 인사를 했다.

 



<LA에서 라일리와 라일리 친구, 가족들을 만난 초이스 뮤직 출처 : 통신원 촬영>

 


<라일리()와 친구인 헤일리() 출처 : 통신원 촬영)>

 


<포스터와 스티커, CD를 구입한 라일리 출처 : 통신원 촬영>

 


<헤일리도 CD 등 여러 머천다이즈를 구입했다 출처 : 통신원 촬영>

 



<콘서트에 참가하기 전초이스 뮤직을 찾은 케이팝 팬들 – 출처 통신원 촬영>







<초이스 뮤직의 여러 머천다이즈들 출처 : 통신원 촬영>

 


<라일리(가장 왼쪽)와 라일리 가족, 그리고 친구들. 한인타운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 출처 : 라일리 노리스>

 


<데이식스의 콘서트 현장 - 출처 : 라일리 노리스>

 


<콘서트 현장에서의 라일리와 헤일리 - 출처 : 라일리 노리스>

 


참고자료

https://tucson.com/special-section/old-west/a-quick-history-of-arizona-cows-cowboys/article_2eabc863-65bb-53bd-8c9f-49ac52c79ae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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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박지윤[미국(LA)/LA]
  • 약력 : 현재)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