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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언론에서 주목한 한국 기업 문화

등록일 2019-10-01 조회 83

20185914대 총선에서 승리하여 총리 자리에 복귀한 모하마드 마하티르 총리는 총리직에 오른 지 16개월 만인 지난 20일 안와르 이브라힘 대표에게 총리직을 물려주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마하티르가 총리직에 오르기 전부터 공약했던 사항 중 하나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밝힌 순간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20205월 무렵 안와르 이브라힘 대표가 말레이시아 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가 새롭게 총리직에 오르게 되면 수행할 많은 사안들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지 언론에서는 이브라힘 대표가 국정을 수행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 크로니클은 한국의 재벌'문화를 조명해야 한다고 주장해 누리꾼의 주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크로니클은 말레이시아 정치, 경영, 사회면을 중점적으로 다룬 온라인 뉴스로 누리꾼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매체다.

 


<현지 언론에서 주목한 재벌문화 출처 : '말레이시아 크로니클'>

 

25일 현지 언론 말레이시아 크로니클에서는 안와르, 마하티르의 실패를 보고 민족에 근거한 정치를 피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한국의 재벌문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기사에서는 재벌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 대기업에서 필요한 부품과 서비스를 중소기업에서 생산하는 문화로 설명하고 있다. 해당 언론에서는 안와르 이브라힘 대표가 장관과 부총리로 재직하던 시절인 1983년부터 1998년까지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펼쳐왔지만, 당시 마하티르 총리의 부미푸트라 정책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기사가 인용한 말라야 대학 에드먼드 테렌스 고메즈 교수의 말에 따르면, 안와르 이브라힘 대표와 마하티르 총리는 정치계에 있을 때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러한 정책은 일본의 케이레츠(keretsu, 계열) 그리고 한국의 재벌(chaebol)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지만, 말레이시아는 이들 국가와 달리 민족에 근거한 우대정책을 펼치면서 정책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말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당시 중국계와 말레이계 사이의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행한 신경제정책(New Economic Policy)이 있다. 정책의 일환으로 말레이계 우대정책인 부미푸트라(Bumiputera) 정책이 등장했으며, 대학 입학과 공무원 임용 시 말레이계를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정책을 펼쳤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기술력, 장비 등의 경쟁력 있는 기업이 아니라 말레이계 기업에 우선권을 주었고, 당시 야심차게 출발한 말레이시아 국영 자동차 회사들은 결국 질 낮은 제품과 비싼 비용으로 외국 기업에게 잠식당했다. 1983년에 설립된 국영 자동차 회사인 프로톤은 한때 말레이시아 내 자동차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비싼 부품과 낮은 기술력으로 자국 자동차 시장에서도 10%대의 점유율에 머무르고 있다.

 

현지 언론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국영차 프로톤 생산을 위해 일본 미쯔비시사에서 엔진을 제공받았으나 타이어, 좌석 등 엔진을 제외한 모든 부품은 부미푸트라 기업과 협력했다. 이것이 우리가 현대차처럼 되지 못한 이유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만약에 프로톤이 기술력에 기반해 중소기업을 선정했다면, 국영차 사업은 한국의 현대처럼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차기 총리 후보인 안와 이브라힘은 이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기사에 대한 누리꾼 반응 출처 : '말레이시아 크로니클'>

 

누리꾼들은 마하티르 총리의 실패를 되새기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사에 공감을 표했다. 이들은 안와르 이브라힘이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마하티르 총리는 모든 말레이시아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등의 댓글을 남기며 기업의 상생을 강조했다. 이번 기사가 보도된 배경에는 국영 자동차 프로톤의 몰락과 창업 당시에는 비슷한 수준이었던 현대의 급부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과 현대와 같은 한국 대기업들의 활약을 목도하면서 과거처럼 일본 중심이 아니라 한국을 배워야 한다는 공감대 역시 말레이시아인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현지 언론은 말레이시아가 기술적 그리고 경제적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건전한 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며, 과거와 같이 민족에 기반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의 기업문화를 본받아야 할 상생 문화로 꼽으며 의미를 되짚고 있다. 그동안 언론에서 언급한 재벌은 주로 부정적인 것으로 갑질 등 특수한 문화를 지적하는 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반면, 이번 기사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업을 통해 서로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긍정적인 문화로 소개되었고, 말레이시아 역시 대기업이라는 거대한 우산에 다양한 하위 분야의 산업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국가 산업을 전략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정치 및 경제가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기업문화가 언급되고 있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기업문화가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으로 소개되고, 나아가 말레이시아의 미래를 열어가는 흐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될 것이다.

 

참고자료

Malaysia Chronicle(19. 9. 25.) <‘8TH PM’ ANWAR MUST LOOK AT MAHATHIR’S FAILURES & AVOID HIS RACE-BASED, TWISTED LOGIC ‘EVERYTHING BUT THE PROTON ENGINE WAS LOCALLY MADE ? AND EVERYTHING EXCEPT THE ENGINE WHICH WAS FROM MITSUBISHI FELL APART’>, https://www.malaysia-chronicle.com/?p=17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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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홍성아[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