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소식

영화 '기생충'의 토론토국제영화제 내 첫 상영과 전석매진 기록

등록일 2019-09-09 조회 76

44토론토국제영화제’(Toront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TIFF)가 지난 95일 성대한 막을 올렸다. 오는 15일까지 전 세계 80여 개 국에서 초청된 총 333편의 영화를 선보이는 토론토국제영화제는 북미 지역 최대 영화제로 꼽히며 매년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있는 영화를 소개함으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한국 영화 기생충과 이영애 주연의 나를 찾아줘’, 캐나다 오타와 출신의 한인 감독의 클리프트 힐등의 상영을 일찌감치 알려 한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영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토론토는 도시 전체가 영화라는 단어로 진하게 물들여진다. 또 전 세계 영화 속 스타와 음악을 만나게 된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영화산업 관계자들과 기업, 각종 미디어들과 영화를 즐기려는 시민들은 거대한 축제의 흐름을 만들며, 토론토국제영화제를 더욱 화려하게 수놓는다. 개막 첫날인 5일에는 개막식과 더불어 37편의 영화가 스페셜 시사회에서 선보여졌고, 6일부터 29개 영화관에서는 레드 카펫 행사와 인터뷰,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영화제 내내 토론토 다운타운은 관련 행사 진행을 위해 자동차와 버스 운행이 제한되며 지하철 노선도 일부 변경되기도 한다. 특히 톰 행크스(Tom Hanks), 메릴 스트립(Meryl Streep)을 비롯한 전설적인 배우들의 레드 카펫 행사 일정은 따로 게시되기도 한다.

 


<전 세계인의 축제, 토론토국제영화제가 도시 전체를 들썩이고 있다 - 출처 : 토론토 국제 영화제 홈페이지>

 

또한 북미에서 상영되지 않은 작품을 처음으로 감상할 수 기회가 되기도 하는 토론토국제영화제 티켓을 구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영화제 회원에게는 823일부터, 대중에게는 92일부터 2019년 영화제 티켓 발매를 시작했다. 92일 오전 10시에 시작된 발매 시간에 맞춰 기생충영화 티켓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10시에 접속 자체가 안되며, 매진을 알리는 메세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96일과 7일 양일간에 걸쳐 상영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1,200석 규모의 라이얼슨 극장’(Ryerson Theatre)의 전석이 매진된 것이다. 따라서 기생충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러시 티켓’(Rush Ticket)을 기대하는 것뿐이었다. 전석 매진인 경우 티켓을 구매했지만, 관람하지 않는 관객석에 한하여 극장 측에서 상영시간 10분전에 좌석 일부를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러시티켓이라 부른다. 토론토국제영화제의 경우, 이 러시 티켓을 구하기 위해 4~5시간 전부터 대기 줄을 서는 것으로 유명하며, 이 역시 축제의 일부다. 같은 영화를 보기 위해 먼 거리를 달려온 이들끼리 네댓 시간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친목을 다지기도 하고 영화에 대한 열띤 거리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96일 저녁 830분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기생충관람을 위해 통신원은 오전 1130분에 라이얼슨 대학 극장으로 향했다. 러시 티켓은 1등으로 줄을 선다 하여도 입장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을 지체할 수가 없었다. 아직 러시 티켓에 대한 팻말도 보이지 않고, 스텝들도 보이지 않았던 시간에 기생충을 보겠다는 열망으로 홀로 자리를 지키자, 12시가 되면서 스텝들과 다른 러시 티켓을 구하려는 이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러시 티켓 라인에서 매진된 표를 구하고 있는 이들의 줄과 레드카펫에서 기생충 팀을 보려고 모인 팬들과 언론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번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한 가지 영화를 꼽으라면, 당연히 기생충이라고 밝힌 러시티켓 대기줄에서 만난 사람들은 7~8시간을 기다리며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를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한국인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러시 티켓 대기자들은 한국 영화의 탁월함을 줄거리의 차별화, 예상치 못한 이야기 흐름, 화면을 가득 메우는 색채와 카메라의 따뜻함을 내세웠다. <옥자>, <마더> , <설국 열차>, <살인의 추억><변호인>, <관상> 등 봉준호 감독의 옛 작품과 송강호 배우의 작품 세계를 이야기하면서 보낸 시간은 토론토 9월의 쌀쌀함을 잊게 하였고, 오랜 시간 줄을 서며 나눈 이야기는 한 사람이 자리를 뜨면, 다른 사람이 맡아 주고, 커피숍을 가서 다른 이들의 커피와 스낵을 사 올 만큼 친밀한 사이가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7시가 되었을 때,‘러시티켓을 기다리는 이들은 160여 명으로 늘어나 있었고, 날씨 때문인지 10여 명이 티켓을 얻는 행운을 누렸다.

 

상영시간 30분 전인 8시경이 되자, 갑자기 극장 주변의 경계가 심해지더니,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배우, 그리고 최우식 배우가 레드카펫에 올랐다. 그들이 도착하자 기다리던 팬들과 미디어들은 미스터 송’, ‘디렉터 봉을 외치며 사인과 악수를 청하고, 사진 요청을 하기 시작했다. 열광하는 팬들의 즐거운 비명은 한동안 계속되었고, 감독과 배우들은 팬들의 요청에 일일이 화답하며 시간을 보냈다. 레드 카펫을 지난 이들은 1,200석 전석을 가득 채운 극장에서 토론토국제영화제 디렉터인 카메론 베일리(Cameron Bailey)의 소개로 다시 등장해 토론토 영화 팬들을 만났다. 이미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배우에 대한 작품에 대한 기대로 가득한 극장은 감독과 배우의 인사에 열광하고, 영화 스폰서, 제작사 소개에도 함께 환호하며 박수를 보내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영화가 시작되자, 숨죽이며 관람하던 이들은 영화 곳곳에서 박장대소를 하며 즐거워했는데, 한국 대사를 북미 관객에게 맞게 번역한 단어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메시지왓챕’(WhatsApp)으로, ‘서울대옥스퍼드 대학으로 바꿔서 번역한 부분에서 북미인들의 이해를 도왔다. 수많은 웃음와 한숨, 그리고 탄식을 뒤로 하고 영화가 막을 내리자, 관객들은 엄청난 박수를 보내며, 거장의 영화에 감탄하였다. 관객들과의 질의 시간을 위해 다시 등장한 기생충팀은 배우들의 연기, 감독이 영화에 사용한 다양한 장치와 또 스토리 전개에 대해서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따듯한 애정을 담은 질문과 답변이 오가고 11시가 넘은 시간 관객들은 극장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극장을 나오면서도, 이 영화의 우수함에 대해 나누는 대화는 끊어지지 않았다. ‘이라는 주제를 통해 계급의 아픔을 드러낸 부분과 기생충이 결국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막이 내린 극장 앞에서 오랫동안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토론토국제영화제를 찾은 기생충은 두 차례의 전석 매진기록으로 11, 1회 추가 상영이 결정됐다. 911일 티켓 역시 8일 현재 기준, 전석 매진을 또다시 기록했다.

 


<수많은 관객들과 팬들의 환호를 받은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최우식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편, 토론토국제영화제는 영화 기생충관람을 원한다면 러시 티켓을 이용하라고 홈페이지 첫 화면에 광고하고 있다. 영화 산업관계자들보다 일반 영화 팬들을 더 깊게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유명한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의 세 번의 전석 매진은 이미 관객들의 인정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의 인지도가 높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영화제 현장 러시 티켓 대기줄에서 만난 일반 영화 팬들의 충성도와 팬심은 놀라울 정도였다. 그리고 그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보다 할리우드와 다른 나라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와 촬영완성도라는 것은 한국 영화가 캐나다에서 혹은 북미에서 더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었다. 한국이 담아 온 역사와 그 기간 동안 층층이 쌓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제 전 세계 인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할 것이다. 영화와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우리의 이야기가 더욱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한다.

통신원이미지

  • 성명 : 고한나[캐나다/토론토]
  • 약력 : 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