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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콘텐츠가 된 ‘가장 허영스런 도시 서울’의 다상

등록일 2019-09-08 조회 73


<서울에서 셀피를 찍고 있는 K-Pop 걸그룹 식스밤의 정혜윤>

 

세계에서 가장 허영스런 도시는 어디일까? - 서울이나 리우데자네이루처럼 성형외과의 중심지일까, 아니면 뉴욕의 맨하탄처럼 셀프테이커가 많은 도시일까?

 

위는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록펠러 재단의 후원하에 진행 중인 프로그램 <Cities>에 수록된 헬렌 록(Helen Lock)94일 자 기획 기사의 제목이다. 이는 지난 81일에 게재되었던 기고문에 기초한 것이다. 스타 축구 선수 크리스티안 호날두의 인스타그램을 '아름다운 허영심이라 평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의 매니저 알렉스 퍼거슨의 발언을 인용하며 무엇이 '허영스럽다'고 평할 만한 기준인지를 물으며 시작하는 이 기고문은 경제, 문화, 연령과 같은 요소들이 우리가 어느 정도 외모를 가꾸는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특정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다른 곳에 사는 이들보다 더욱 외모를 의식하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전 세계에 걸쳐 발표된 성형 수술 관련 자료들을 보는 것을 시작으로 답을 구하고자 한 저널리스트 헬렌 록은 우선 국제성형외과협회(The International Society of Aesthetic Plastic Surgery/ISAPS)가 매년 공개하는 각 나라에서 의술 활동을 하고있는 성형외과 의사들의 숫자와 인기가 많은 여러 시술들을 살펴보았다고 한다. 2017년에 총체적으로 집계된 목록들 중 최고 5위 안에 꼽힌 나라들은 미국,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이탈리아 순이었다. 2018년도 데이터는 현재 집계 중이다. 이를 놓고 볼 때 결과적으로 위 5개국에 있는 주요 도시들이 외모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장소들일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성형외과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인구 5천만 명 대비, 2,330개의 성형외과가 있는 한국은 미국과 비교해 볼 때 대략 3배가 많은 것으로, ISAPS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6,800명의 성형 의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데 미국의 인구는 한국보다 6배나 많은 약 32,900만 명이기 때문이다. 가디언지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60% 이상이 20대 때 성형 수술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는 영국 방송 BBC의 통계 한 편을 인용하고 있다. 가디언지의 보도에 따르면 성형 수술이 인기가 많은 추세는 K-pop 걸밴드 그룹 SixBomb이 최근 출시한 뮤직비디오에도 반영되어 있다. 이 비디오는 그들의 음원 <예뻐지는 중입니다(Becoming Prettier)> 활동을 위해 성형 수술 전과 후(before and after)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강남은 1평방 킬로미터당 400개에서 500여개 정도의 성형 외과가 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완벽한 외모가 가장 중요한 곳으로 여겨지는 곳으로 보도되고 있다. 인기가 많은 성형수술 종목들로는 안검하수(blepharoplasty) 또는 쌍꺼풀 수술, 코와 턱수술 등이다.

 


<2007년 중국 상하이에서 쌍꺼풀 시범 수술 중인 성형외과 의사 김병건>

 

이처럼 성형 수술이 성행인 현상을 허영스럽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다며, 가디언지는 서울에 살고있는 유튜버 Alfred Lueng (채널명: Haeppy)'대한민국은 대단히 경쟁적인 사회이고 수많은 기회들이 외모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인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력서를 보낼 때에도 사진을 부착하는 것이 요구되는데, 다른 나라들에서 이는 불법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외모가 중요한 시대, 브라질의 한 성형외과 광고와 자신의 아름다움에 취한 한 여성>

 

서울 소재 ‘Answer Plastic Surgery’에서 일하는 얼굴 시술 전문 성형외과 의사 최민 씨에 따르면 '우리가 외모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면 우리는 아주 다른 스타 영화배우들과 K-Pop 아이돌들을 보게 되었을 것'이다. 서울에 살며 포부가 큰 젊은이들은 성형 수술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 유튜버 알프레드에 따르면 '성형 수술을 해도 부끄러울 이유가 없고,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는 자연스럽게 보이는 외모를 갖추도록 약간의 작은 변화만을 준다'는 것이다. 얼굴 시술을 통해 하얗게 보이도록 하는 등 한국인들이 서양의 아름다움에 관한 기준에 의해 전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오해라는 것이 그의 견해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제적 압박, 역사적인 한국적 아름다움의 이상 등에 의해 한국적인 눈가와 턱선에 관한 시술이 인기라고 한다.

 

K-Pop 걸그룹이 작금의 성형수술 현실을 콘텐츠로 삼았다는 사실은 사회비판적인 요소를 담고 있든지 자아 비판적인 요소를 담고 있든지 흥미로운 사실임에는 분명하다. 어쨌든 풍자적인 성격으로 해석될 만한 여지를 남기는 것은 사실인데, 이 또한 상업적인 목적하에 이루어지는 작업이었던 만큼, 서울이 가장 '허영스런 도시'로 뽑혔다는 사실 못지않게 서글프고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사진 출처 : 가디언지 웹사이트, https://www.theguardian.com/cities/2019/sep/04/which-is-the-worlds-vainest-citywhich-is-the-worlds-vainest-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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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이현선[영국/런던]
  •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