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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밤의 코리아 타운, 후끈합니다

등록일 2019-09-08 조회 515

주말인 금요일과 토요일 밤, LA 코리아타운은 그 어느 날, 그 어느 시간대보다도 북적거린다. 케이팝의 인기, 한식당의 인기, 한국 화장품의 인기와 함께 코리아타운을 찾아봤던 미국인들이 이제 타운 내의 주점과 노래방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현상이 시작된 것이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다. LA 코리아타운에 소재하고 있는 파라오 노래방(Pharaoh Karaoke Lounge)’의 매니저, 제이박(Jay Park) 씨에 따르면 약 2년 전부터 고객층에 확실한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비한인 미국인 고객들이 저희 노래방을 찾기 시작한 것은 상당히 오래전부터인데요. 눈에 띄게 이런 변화가 느껴진 것은 2년 정도 됩니다. 이제 그 비율이 전체 고객의 약 7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년 전인 2017년부터 K-뷰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노스트롬(Nordstrom) 백화점에 케이뷰티 팝업스토어가 생겼고 블랙핑크가 데뷔 1년 만에 빌보드가 주목하며 케이팝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던 시기다. 미국 현지 마켓에서는 포장된 한국 음식 종류가 날이 갈수록 더해졌으며 방탄소년단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졌던 때이다. LA 시민들에게 한국(Korea)을 아세요?”라는 질문은 더이상 필요치 않아졌던 시기이기도 하다. LA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을 때면 입국 심사관이 안녕하쎄~?” 하면서 자신도 한국 드라마를 보며 코리안 바비큐를 좋아한다는 고백과 함께 미소지은 얼굴로 웰컴홈(Welcome home)”이란 인사를 건네던 때이다.

 

지난해, 통신원은 교통사고로 약 1년간 직접 운전을 하지 못하고 출퇴근 시에 우버(Uber)를 이용했었다. 오후 10, 통신원이 진행하는 라디오 생방송을 마치고 차에 오르면, 특히 금요일 밤에는 우버 운전사로부터 이런 말을 매번 빠지지 않고 들었다.

 

요즘에는 주말에 코리아타운이 너무 붐벼요. 10년 전, 한창때의 선셋 스트립(Sunset Strip 선셋 대로를 중심으로 바와 레스토랑, 스트립바가 밀집돼 있어 주말 밤이면 미국인들이 많이 찾던 지역)’을 보는 것 같아요. 새벽 2시까지도 교통량이 상당하다니까요.

 

실제 우버를 타고 코리아타운을 지나 집으로 오는 길은 러시아워를 떠올릴 만큼 붐볐다. 그 시간까지 문을 열고 있는 코리안 바비큐 집이 있는 것도 신기한데 그 시간까지 줄을 서고 있는 고객들이 있다는 것은 더욱 신기한 일이었다. 이렇게 코리안 바비큐, 한국 외식 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 바로 한국식 디저트숍과 티하우스, 커피숍, 그리고 주점과 노래방들이다. 한국식 디저트숍과 티하우스가 비한인 미국인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는 예전 기사에서도 다룬 바 있다. 이에 제이박 씨는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코리안 바비큐가 인기를 끌면서 저희 업소를 찾는 미국인들이 증가한 것 같습니다. 주말에 친구들끼리 만나 저녁을 먹고난 후 곧바로 헤어지지 않잖아요. 여흥 거리를 찾다 보니 한국식 노래방까지 찾게 된 것이죠.

 

통신원은 근무지의 주차장이 파라오 노래방과 같은 주차장이라 오며 가며 얼마나 많은 비한인 미국인들이 이곳을 찾는지를 익히 봐왔다. 그러다가 지난 96() 10시경, 드디어 실상을 돌아보기 위해 이곳을 직접 방문했다. 20여 개가 되는 방은 한 곳을 빼고는 모두 차 있었고 그 한 곳 역시 예약된 곳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비한인 미국인들이 이곳을 찾는지 보기 위해 유리창 너머로 방안을 들여다봤다. 2개의 방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한인들이었다. 각 방 앞에는 멜리싸의 파티(Mellissa’s Party), 캐롤라인의 파티(Caroline’s Party), 이든의 파티(Eden’s Party), 브랜든의 파티(Brandon’s Party) 등의 싸인이 붙어 있었다. 그룹은 대부분 10명 이상이었고, 많게는 20명이 넘는 팀도 있었다. 파라오의 매니저 제이박 씨 역시 평균 그룹은 10명 정도라고 말한다. 노래방 화면을 보니 영어 노래들과 함께 케이팝도 만만찮게 부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방탄소년단의 <불타오르네(Fire)> 가사가 돌아가는 것도 보였고 블랙핑크의 <붐바야> 가사가 재생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케이팝 팬이자 한국식 노래방의 열혈팬인 몰리 구드(Molly Goode)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미국인들에게 다음번 노래방(Noraebang)’에 가서 부르면 좋을 케이팝송의 리스트로 트와이스의 <치어업(Cheer up)>,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샤이니의 <링딩동(Ring! Ding Dong)> 등을 추천하고 있는데 방탄소년단의 <불타오르네(Fire)>와 블랙핑크의 <붐바야>도 이 목록에 포함돼있는 것을 보니 확실히 미국인 친화적인 케이팝송이 따로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리 리포트를 위해서라지만 자신들끼리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 취재에 협조 좀 해달라는 것은 예의도 아닌지라 인내심을 가지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화장실에 가는 미국인 노래방 이용자에게 말을 걸어 몇 마디를 물어봤다. 크리스(Chris)라는 이름의 아프리칸 아메리칸 남성은 친구의 생일 파티에 왔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저는 코리아타운을 너무 사랑해요. 이곳은 가장 맛있는 음식, 가장 흥미진진한 주점, 가장 신나는 유흥이 있는 지역이죠.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코리안 바비큐 레스토랑에서 친구 생일을 축하하는 저녁을 먹고 난 후 이곳으로 옮겨왔습니다. 저는 케이팝 열혈팬은 아니지만 키스 에프앰(Kiss FM)을 통해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블랙핑크의 노래를 들어봤습니다. 가사를 모두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멜로디와 리듬에 중독성이 있어서 따라하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한국식 노래방도 와본 만큼 케이팝에 대해 좀더 알아보려고 합니다.

 

메간(Meghan)이라는 코카시언 여성도 노래방에서 갖는 좋은 시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코리아타운의 노래방에 벌써 3번째 와봅니다. 노래방은 가라오케바와 달리 개별적인 경험을 가능하게 합니다. 물론 미국식 가라오케 바(Karaoke Bar)에도 가본 적이 있지만 다른 고객들도 있기 때문에 내가 하고자 하는 노래를 하려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하죠. 노래방은 친구들과 친밀하고도 개별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아요. 물론 가격이 보통 가라오케바보다는 비싸지만, 보다 질 좋은 시간을 구매한다고 생각하면 비싸다고만은 할 수 없죠.

 

주말의 코리아타운은 케이팝의 인기가 함께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인류의 역사에서 여흥의 역사는 문화 발전사와 상당한 교차지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미국 사회에 점점 퍼져가고 있는 코리안 스타일의 여흥어차피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인 만큼 노래방이라는 것을 또 다른 창조를 위한, 진정한 리크리에이션으로 만들 책임은 바로 우리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파라오 노래방에서는 노래방 이용에는 다소 이른 시각인 8시에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는 스페셜 할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지 주류 할인뿐 아니라 이용객 대부분이 케이팝 팬들임을 고려해 작고 부담 없는 가격의 케이팝 굿즈를 증정한다던가, 케이팝 노래에 도전해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경우 할인을 해준다던가 하면 보다 건전한 분위기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고 케이팝에 대한 홍보도 함께 되지 않을까 제안해본다.

 


<이용 고객의 70퍼센트가 비한인 미국인인 파라오 노래방의 입구>

 


<그룹이 이용할 수 있는 파라오 노래방의 대형룸. 실제 이런 공간을 빌려 파티를 여는 미국인들이 최근 늘고 있다>

 


<각 방 앞에는 주최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멜리싸의 파티라는 문구가 보이는 방 입구>

 


<비한인 고객들을 위해 영문으로 프로모션 광고 중인 파라오 노래방>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참고자료 : 한류 블로거인 몰리 구드가 추천하는 노래방에서 부를 만한 노래 10곡 리스트 링크, https://blog.inspiremekorea.com/entertainment/top-10-k-pop-karaoke-so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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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박지윤[미국(LA)/LA]
  • 약력 : 현재)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