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소식

한국 연예기획사에서 만든 필리핀인 아이돌 그룹, SB19

등록일 2019-09-06 조회 68


<필리핀인 아이돌 그룹 SB19의 공연 모습 - 출처 : 통신원 촬영>

 

필리핀 사람이 부르는 타갈로그어로 된 케이팝 노래는 어떨까?

작년 10, 필리핀 연예계에 좀 색다른 아이돌 그룹이 등장했다. 한국 연예기획사인 쇼비티필리핀(Show BT Philippines)에서 필리핀인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 데뷔시킨 것이다. 한국식의 트레이닝을 받아 탄생한 필리핀에서 최초의 아이돌 그룹이었다. 300여 명의 지원자 중에서 엄격한 오디션 과정과 긴 연습생 시기를 거쳐 최종 선발된 멤버는 조쉬(Josh), (Ken), 저스틴(Justin), 세준(Sejun), 스텔(Stell) 다섯 명. 5인조 보이그룹에게는 항상 19세가 되기를 원하는 마음가짐으로 신선하고 젊은 분위기를 만든다는 의미로 'SB19'라는 그룹명이 붙었다. 'SB19'는 케이팝(K-pop)과 피팝(P-pop) 양쪽에 있어 최고가 되겠다며 자신감 넘치게 데뷔했고, 필리핀에서 열린 각종 한인 행사 등에 참석하면서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 1년이 넘은 지금, 시작부터 색다른 아이돌 그룹에 대한 필리핀 현지 언론의 반응은 어떨까?

 

지난 92일 필리핀 현지 일간지인 마닐라 불레틴(Manila Bulletin)에서는 페이스북에 'K-pop meets P-pop?''라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했다. 그리고 이 글은 1,500개의 댓글과 3,100회의 공유를 기록했다. 기사를 읽어보면 필리핀에 처음 생긴 한국식 아이돌 그룹으로 SB19를 자세히 소개하며 그동안 솔로 공연이나 록 밴드의 공연이 주를 이루었던 필리핀 대중음악계에 색다른 시도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Philippine Star신문에서도 음악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SB19의 훈련 과정을 소개하는 내용의 기사가 보인다. 당시 트위터 사용자(@myjoyce0327)가 이 기사에 댓글을 적어 크게 호응을 받기도 했는데, '한국인들의 케이팝 노래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필리핀에 케이팝 스타일의 아이돌 가수가 생긴다는 것에 대해 큰 기대가 된다'라는 내용의 댓글이었다.

 

필리핀 최대의 미디어 기업인 ABS-CBN에서도 케이팝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아이돌 그룹의 영상이 트위터에서 70만 회 이상 조회되었음에 주목하여 기사를 냈는데, 정교한 훈련 과정을 통해 노래와 춤, 작곡, 안무까지 모두 직접 소화하고 있는 데다가 따갈로그어로 노래하기 때문에 현지 정서에 더 잘 맞는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어제(95) 인콰이어러(INQUIRER)에도 'Filipino boy group trained in Korea impresses local K-pop fans ' 제목으로 기사를 올라왔다. 인콰이어러의 기자는 SB19 노래의 유튜브 조회 수가 20만 회가 된다는 것에 주목하며, SB19가 좀 더 체계화된 댄스와 노래를 보여줌으로써 필리핀에서의 아이돌 그룹의 표준이 될 수 있으리라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주목할만한 것은 대부분의 신문 기사가 SB19'케이팝 그룹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다.(SB19 aren't trying to copy other K-pop groups.)'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SB19가 한국 엔터테인먼트사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트레이닝을 받은 그룹임은 분명하지만, 필리핀 사람의 감성을 가지고 노래하는 필리핀 그룹이라는 것이다. 필리핀에는 한국에서처럼 연습생 과정을 거쳐 가수를 육성하여 데뷔시키는 일이 없기 때문인지, 한국식 아이돌 교육을 받은 그룹이 등장함으로써 다른 필리핀 그룹도 한국 케이팝 스타일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벤치마킹하여 배우기를 기대한다는 것에 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흔히 문화 콘텐츠에 있어서 현지화 전략이 필수라는 이야기를 한다. 현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K-Pop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는 높은 퀄리티의 현지화된 콘텐츠를 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의 발달로 한국 문화가 동남아 전체에 실시간으로 퍼지고 있지만, 종국에는 현지 밀착력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돌 그룹에 현지인 멤버를 참가시킨다거나 아예 한국 국적 외의 멤버로만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 결성하기도 한다. 새로운 방식으로 케이팝을 즐길 수 있도록 때로는 노래 자체를 현지 취향에 맞추어 제작하는 예도 있다.

 

이런 와중에 필리핀에서 SB19의 등장은 이제 필리핀 사람들이 케이팝의 콘텐츠를 단순하게 소비하는 것에 벗어나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돌이 하나의 장르이자 산업 시스템으로 평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돌 그룹을 육성하는 트레이닝 시스템 자체가 필리핀 연예계에 흡수되기를 원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SB19가 체계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은 보컬 실력과 댄스 퍼포먼스 기술, 높은 퀄리티의 유튜브 영상물 등을 바탕으로 필리핀 시장에서 제법 선전하고는 있으나, 아직 성공이나 실패냐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SB19'케이팝을 어떻게 필리핀식으로 재해석할 것인가?'라는 숙제를 잘 풀어나가서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SB19 의 공연 모습을 촬영하고 있는 현지 팬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


<SB19에 대한 필리핀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 – 출처 : 마닐라 불레틴 신문의 페이스북 (@MANILA BULLETIN)>

 

<SNS에서 큰 호응을 얻은 SB19의 영상 - 출처 : 트위터 (@BAE_Sodu)>


<SB19에 대한 필리핀 신문기사 – 출처 : Philippine Star 신문 웹사이트>

 

<SB19에 대한 필리핀 신문기사 – 출처 : ABS-CBN 웹사이트>


※ 참고자료

《MANILA BULLETIN》 (19. 9. 2.) , https://entertainment.mb.com.ph/2019/09/02/k-pop-meets-p-pop-say-hi-to-sb19/?fbclid=IwAR2qGLP5PtBYgnuRFX7HS-elyeFVNgJjmtB7YC9WHgqKH0B7oZJoUsL-4E

《Philippine Star (19,8.25.) , https://www.philstar.com/entertainment/2019/08/25/1946072/sb19-newest-p-pop-idol-town

《ABS-CBN》(19. 9. 4.) , https://news.abs-cbn.com/entertainment/09/04/19/sb19-all-pinoy-boy-group-who-trained-in-south-korea-goes-viral

《 INQUIRER》(19. 9. 5.) , https://entertainment.inquirer.net/344335/filipino-boy-group-trained-in-korea-impresses-local-k-pop-f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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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앤 킴(Anne Kim)[필리핀/마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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