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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반려문화를 만들어 가는 법

등록일 2019-08-13 조회 114

최근 독일에서 '환경'과 함께 큰 주목을 받는 이슈 중 하나가 바로 '동물권'이다. 반려동물 문제는 물론 축산 시스템, 건강한 먹거리와 연관되어 동물복지의 이슈를 시시때때로 마주친다. 독일에서는 반려견도 함부로 키울 수 없다. 반려견은 반드시 해당 관청에 등록하고 1년에 120유로의 세금을 내야 한다. 2마리부터는 세금이 더 올라간다. 반려견을 찾고 싶은 이들은 동물보호소에 방문해 보호자의 환경 등을 꼼꼼히 심사받은 뒤에 입양할 수 있다. 독일에서는 이처럼 반려동물을 개인의 '소유물'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시스템적으로 보호해야 할 생명으로 보고 있다.

 


<베를린 동물보호소 개방의 날 행사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811일 베를린 동물보호소(Tierheim) 개방의 날 행사가 열렸다. 베를린 동물보호소 부지는 약 5만 평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동물보호소로 꼽힌다. 그 규모만큼 보호소의 역할과 기능 면에서도 큰 주목을 받는 곳이다. 이날 개방의 날 행사를 찾아 독일의 동물복지 담론과 반려문화를 살펴봤다. 베를린 동물보호소는 시내에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외곽에 있지만, 이날 행사를 위해서 셔틀버스를 마련했다. 행사의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버스는 부지런히 역과 동물보호소를 오가며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이 행사만큼 동물 친화적인 행사도 없다. 많은 방문객들이 자신들의 반려견을 함께 데리고 왔으며, 남녀노소 연령층에도 구분이 없었다.

 

행사의 풍경은 도심 광장에서 열리는 여느 축제와 다를 것이 없는 모습이었다. 동물과 관련한 테마로 다양한 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동물 보호 관련 부스, 동물 건강보험부터 동물 전문 포토그래퍼와 일러스트레이터도 자리 잡았다. 여러 반려식품 제조 회사도 부스를 차렸다. 동물보호소 홍보도 빠질 수 없다. 베를린 동물보호소는 동물 입양 프로그램 이외에도 올바른 반려문화를 위한 다양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동물병원이 함께 있으며, 반려견의 사회화를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 동물 보호소의 다양한 기능을 소개하는 부스가 행사장 곳곳에 차려져 있다.

 


<베를린 동물보호소 개방의 날 행사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런 행사에는 먹거리와 마실 거리도 빠지지 않는다. 물론 소시지는 비건 소시지, 모든 음식이 채식이다. 행사장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시간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베를린 동물보호소 대표와 동물 상담사, 입양 담당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 유용한 정보를 전한다. 그 외에도 동물들의 장기자랑, 토론, 음악 공연 등이 준비되었다. 한쪽에서는 공장식 축산을 반대하고 EU에 청원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법적 보호가 비교적 잘 되어있는 독일에서도 공장식 축산 시스템 개선은 여전히 더딘 모양이다. 이들은 독일 정부가 아닌 EU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며 시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었다.

 

대부분이 독일 현지인으로 보이는 행사에 눈에 띄는 부스가 하나 있다. 태국 대사관 부스였다. 주독일 태국대사관은 3년 전부터 베를린 동물보호소 행사에 매년 참가하고 있다. 태국 음식을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동물보호소에 기부한다. 독특한 부스인 만큼 방문객들과 미디어의 주목도 많이 끌었다.

 


<베를린 동물보호소 항공 사진 출처 : tierschutz-berlin.de>

 

이날 하루 동물보호소를 찾은 방문객은 약 만 명으로 집계됐다. 베를린 외곽 마을에 1년 중 가장 많은 방문자들이 온 날이다. 실제로 입양할 동물을 찾기 위해 행사를 방문한 이들도 많았다. 개방의 날 행사에도 입양 절차는 그대로 진행됐다. 예민한 동물의 경우 가림막을 치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줄였다. 비공개로 해 놓은 공간도 많았다. 동물들을 위해서다. 동물보호소 개방의 날이지만 실제 동물들을 내보이는 것보다는,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공유하는 날에 더 가까웠다. 축제 같은 행사에서 시민들은 동물들과 함께 사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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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이유진[독일/베를린]
  • 약력 :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