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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개 국내외 독립출판사가 참여한 도서박람회, 발 디딜 틈 없어

등록일 2019-08-12 조회 150


<코넥스(Konex) 문화센터 입구에 들어서서 보이는 야외 전경>

 

독립출판이란 무엇일까?

한국에서 독립출판은 출판법인에 속하지 않은 개인이 만들어 유통하는 출판물을 뜻한다. 출판을 꿈꾸는 개인 또는 소규모 집단이 특정 주제를 가지고 자체적으로 기획, 편집, 디자인, 그리고 제작과 유통까지 도맡아 한다. '자비' 혹은 '셀프' 출판과 비슷한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으나, 최근에는 기성출판의 대안으로서 새롭고 신선한 콘텐츠가 생산 및 소비되는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출판사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취향과 주제에 맞는 형태로 창작하고자 하는 작가들과, 이를 소비하고 구매하고자 하는 독자층이 늘어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독립출판'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은 물론 전국 주요 도시에서 종종 '독립서점'이 눈에 띄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독립 서적이 대규모 주류서점에 입고 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유통, 판매경로가 형성된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이런 독립출판계의 성장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건 10여 년 전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서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부에노스아이레스답게, , 소설 등 예술 분야에서 독립출판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탈 관행적인 출판이어서 출간된 도서의 모습과 형태 또한 굉장히 다양했지만, 한국과 다르게 단발적인 출판의 목적이 아닌 장기적으로 특정 주제를 다루는 출판사로서 특화된 형태로 독립출판 시장이 형셩되기 시작했다.

 


<2019 편집자들의 북 페어의 실내 모습>

 

편집자들의 북페어(Feria de Editoriales)가 열린 것은 바로 그즈음, 2013년의 일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작은 서점 자리에서 15개의 독립출판사들이 모여 소규모 책 박람회를 열었다. 불과 4년 후인 2017년에는 80개의 독립출판사들이 참여해 알마그로(Almagro)의 문화센터 FM La Tribu(900규모)에서 행사를 진행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8년에 이어 올해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 코넥스(5,200)에서 3일간 도서 박람회를 진행했다.

 


<84일 일요일 오후. 행사장 실내를 가득 메운 사람들>

 

14,000여 명의 시민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이번 행사에는 일요일 오후 당시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붐볐다. 아르헨티나의 출판사들은 물론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브라질까지, 라틴아메리카의 독립출판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실내에 들어가지 못한 일부 출판사는 실외에 스탠드를 세워서 책을 전시하고 판매했을 정도였다. 물론, 독립출판사라고는 하나 사실상 15년 이상 된 베테랑 출판사나 이미 20권 이상 출판한 경력이 있는 출판사만 결과적으로 스탠드 참가가 이루어졌을 정도로 경쟁도 치열했다. 박람회를 돌아보는 동안, 한강의 <채식주의자>, 배수아의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과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등을 출판한 바호라루나(Bajo La luna) 출판사도 눈에 띄었다. 스탠드에는 그 외에도 2016년 한인 이주 5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한국 시문집><현대단편선> 전시되어 있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거리 19,459km를 표지로 한 한국시문집>

 


 

<한국 출신 독일 철학 교수 한병철 씨의 책들>

 

일요일 오후라서 그랬는지, 실내는 정말 지나가기가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특히 주최측에서는 라틴아메리카 문학, 아르헨티나의 위기가 출판계 및 문학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련된 주제로 매일 1~2개의 공개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짧은 시간에 놀랄 정도로 빠른 양적, 그리고 질적 성장을 해서 현지 언론 노티시아(Noticias)에서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하나의 전통 행사로 잡았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매년 3~4월경에 열리는 국제 도서박람회에 이어 라틴아메리카에 대표적인 도서 관련 행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큰 자본 앞에서도 우후죽순 꿋꿋하게 작업을 해나가는 출판사들을 보면 정말 하루키가 말했듯, 21세기는 국가, 민족, 종교보다도 취향의 공동체가 우세하는 시기인가보다.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참고자료

 

 

 

Noticias(2019. 8. 5.) <Feria de Editores, una apuesta que se convirtio en un clasico>, 'https://noticias.perfil.com/2019/08/05/feria-de-editores-una-apuesta-que-se-convirtio-en-un-clas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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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이정은[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