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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잉과 전통연희가 만난 '차원이 다른' 무대

등록일 2019-07-11 조회 224

독일 베를린에서 비보잉과 사물놀이가 만난 차원이 다른 무대가 펼쳐졌다. 지난 10일 베를린 공연장 '하이마트하펜 노이쾰른'에서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기획한 코리아 페스티벌(Korea Festival 2019) 공연이 열렸다. 세계적으로 비보이 상을 휩쓸고 있는 퓨전엠씨(Fusion MC) 비보잉팀과 전통연희팀 동락연희단이 만나 베를린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역대급' 무대를 선보였다.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공공외교 차원의 무료 공연이었지만, 사전 등록을 통해 미리 표를 받아야 했다. 한국 교민들은 물론 현지 독일 및 외국인 관객들로 공연장이 가득 찼다. 어린 아이들부터 청년층,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비보잉과 사물놀이 각 영역의 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동락연희단이 먼저 무대에 올랐다. 시작부터 공연의 이름은 '절정'이다. 연주자들은 무대에 앉아 사물놀이를 구성하는 네 개의 악기, 꽹과리, 장구, , , 그리고 금속악기 바라로 신나게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동락연희단은 앉은 채로 연주했지만, 숨쉴틈 없이 몰아치는 소리에 관객들은 가만히 앉아있기가 힘든 공연이었다.

 


<독일 베를린 코리아 페스티벌에서 공연 중인 동락연희단>

 

곧이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남녀가 나와 인사를 한다. 전통연희 공연의 연장인가 생각했던 이들은 허를 찔렸다. 주인공은 비보잉팀인 퓨전엠씨. 이들은 전통혼례에 영감을 받아 한국음악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앙상블을 꾸몄다. 한국 가요에 맞춘 팝핑 공연, 비트박스 솔로가 이어진다. 세계비보이대회에서 우승한 퓨전엠씨의 무대 <스트링스>도 새롭게 탄생했다. 퓨전엠씨는 비보잉 씬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독일 세계대회 'Battle Of The Year 2014'에서 해당 곡으로 우승했다.

 

다시 전통연희의 무대로 돌아왔다. 동락연희단은 본격적인 사물놀이, 화려한 동작과 기예가 더해진 판굿으로 전통 풍물놀이의 진수를 보여줬다. 상모를 돌리며 크게 도는 몸짓이 비보잉의 몸짓과 닮았다. 각각의 무대를 볼 때는 전혀 연상하지 못했는데, 함께 있으니 그 유사함이 보였다. 공연 마지막 무대의 테마는 바로 '(Harmony)'이다. 동락연희단과 퓨전엠씨가 서로를 마주 보며 공연을 펼친다. 마치 비보잉에서 볼 수 있는 댄스 배틀의 한 장면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동락연희단은 전통악기와 전통 복장으로 '무장'했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장르의 문화가 한 무대에서 펼쳐졌지만 이질감은 들지 않았다. 이들의 합이 얼마나 좋았는지 알 수 있는 무대였다.

 


<퓨전엠씨()와 동락연희단()>

 

독일에서 열리는 한국 관련 행사에 가면 사물놀이 공연을 종종 볼 수 있지만, 비보이 공연은 마주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고 있는 한국 비보이 공연은 이곳에서 더욱 만나기가 어렵다. 사물놀이와 비보잉의 연합 무대는 그래서 독일 교민사회 뿐만 아니라 독일 문화계에서도 주목을 끌었다. 독일 베를린 공영방송 라디오 rbb문화 담당 기자가 직접 현장을 찾았다. 공연 다음 날인 11일 베를린 라디오에서는 긴 분량의 공연 소식이 전해졌다. 독일 주간지 <더 프라이탁(Der Freitag)>'한국만큼 에너지 넘치는 나라는 없다'면서 '관객들은 엄청나게 인상적인 공연 앞에서 열광했고, 쉴틈 없이 파워풀한 무대는 (관객들을) 공중부양 직전으로 만들었다'면서 소감을 전했다.

 


<퓨전엠씨와 동락연희단의 합동 무대>

 

공연을 기획한 한국국제교류재단은 공공외교의 일환으로 매년 주요 국가에서 코리아 페스티벌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는 특별히 장벽붕괴 30주년을 맞아 독일 베를린으로 선정됐다. 독일의 장벽붕괴는 서로 갈라져 있던, 혹은 다르게 살고 있던 것들이 함께 모여 뒤섞이게 된 것이다. 이번 코리아 페스티벌은 그 지점에서 착안했다. 서양의 거리 문화인 힙합에 뿌리를 둔 비보잉, 한국의 전통 농악에 뿌리를 둔 전통연희팀을 한 무대에 모은 이유다. 이 두 장르의 결합은 최초는 아니지만, 독일 베를린에서 더욱 그 의미가 돋보였다. 각자의 모습으로 따로, 또는 함께. 차원이 다른 문화가 함께 어울려 만들어 낸 차원이 다른 무대였다.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참고자료

https://www.inforadio.de/programm/schema/sendungen/kultur/201907/11/353312.html

https://www.freitag.de/autoren/jamal-tuschick/der-hammer-au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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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이유진[독일/베를린]
  • 약력 :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