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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춤에 흥겨운 칠레, 인천시립무용단의 산티아고 공연 현장

등록일 2019-07-05 조회 128

웅장한 외관의 공연장에 걸린 한국 무용수의 포스터, 그리고 , 풍경(Baile y Paisaje)’ 이라는 문구. 628일 금요일, 산티아고의 가장 유서 깊은 오페라 공연장 무니시팔 데 산티아고(Municipal de Santiago)에서는 1,400석을 꽉 채운 관객들이 한국에서 지구 반대편으로 공연을 위해 온 이들을 맞이했다. 이날은 인천시립무용단의 APEC 정상회의 기념 칠레 방문 단독공연이 열렸는데, 이번 공연은 1975년 이후 44년 만에 칠레에서 성사된 한국의 무용 공연이기도 하다.

 


<공연이 열리는 산티아고 오페라 극장 외관(), 공연 브로셔() - 출처 : 통신원 촬영>

 

인천시립무용단은 한국 외교부에서 주최하는 2019 문화행사 해외파견 공연단체 공모에 최종 선정되어 칠레에서 단독공연을 선보이게 되었다. 왕실 전통의 아름다운 복식과 장단을 보여주는 태평무와 사랑가에 이어 화려한 부채춤이 이어졌고, 비나리, 무무와 함께 윤성주 예술감독의 살풀이가 뒤따랐다. 신명 넘치는 진도북춤으로 끝맺음 한 공연은 총 2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는데, 그동안 관객들은 한 무대가 끝날 때마다 박수로 공연에 호응했고 모든 공연이 끝난 뒤에는 기립박수로 인천시립무용단의 공연에 보답했다.

 


<화려한 공연 모습과 4층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의 모습 - 출처 : 재칠레 대한민국대사관, 통신원 촬영>

 

한편 본공연 이틀 전인 626일 수요일에는 세종학당 학생과 산티아고 시민 대상으로 센트랄 대학교(Universidad Central de Chile)에서 인천시립무용단의 춤 워크숍 강좌가 있었다. 워크숍은 전성재 부안무자의 사회로 이뤄졌다. '시차도 13시간이나 나고 계절도 한겨울로 한국과 정 반대인 칠레에 와서 아직 정신이 없다'는 유머러스한 멘트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한 무용단은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워크숍의 주제 춤은 인천 '나나니춤'으로, 인천지역의 바닷가에서 부녀자들이 먼 옛날부터 추면서 전해 내려온 춤이라고 한다. 통신원도 촬영 중간중간 함께 배워보았는데, 느린 궁중 춤이 아닌 신명나고 흥이 절로 나는 춤이어서 강당에 있는 많은 칠레인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인천시립무용단 무용수들과 칠레인들이 함께 하는 나나니춤 - 출처 : 통신원 촬영>

 

칠레 사람들과 같이 배워볼 춤의 주제로 나나니춤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전성재 부안무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인천은 바닷가에 접한 도시입니다. 때문에 남자들은 늘 배를 타고 낚시를 하러 떠났고, 부녀자들은 멀리 떠난 남자들이 먹거리를 많이 잡아 무사히 돌아오길 바닷가에서 빌며 고된 집안일의 시름을 잊고자 나나니춤을 췄습니다. 전문가의 춤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부녀자들이 추던 춤이기 때문에 배우기 쉽고 흥이 나는 춤이죠.' 과연 그의 말처럼 태평무나 사랑가 또한 너무나 아름다운 춤임에 분명하지만, 갖춰 입어야 할 복식이 많고 박자가 느릿느릿해 두 시간여 만에 비전문가가 배우기엔 어려운 춤이었을 것이다. 인천시립무용단의 정체성도 살리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인천의 전통춤 나나니춤을 택한 무용단의 센스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가운데 그룹을 나눠 춤을 배우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대부분의 젊은 칠레인들이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에, 사실 통신원은 워크숍이 진행되기 전에 '과연 칠레 사람들이 한국 전통무용을 좋아할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그러나 통신원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흥의 본고장 남미의 나라 칠레답게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한국의 전통춤을 받아들이며 즐기고, 익숙하지 않을 국악 장단에도 어깨를 들썩거리며 즐거워했다. 워크숍 현장에서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눈 마카레나(Macarena)'평소 사극으로만 한복을 접했는데, 무용수들이 입고 있는 한복을 직접 보니 색감과 춤출 때의 옷 선이 정말 예뻤다. 언젠가 한국에 가서 직접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인천시립무용단은 칠레 공연 후에 에콰도르로 향해 양일간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꼬박 이틀이 걸리는 먼 비행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와 훌륭한 공연을 펼쳐준 인천시립무용단에 박수를 전하며, 칠레에 한국 전통의 멋을 전할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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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이희원[칠레/산티아고]
  • 약력 : 전) 로엔엔터테인먼트(카카오M) 멜론전략팀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