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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슝시, 안산시의 합동 전시회 '이동과 이주(移動與遷徙)'

등록일 2019-03-12 조회 171

20181124, 대만은 공직자 9명을 한꺼번에 투표 및 선출하는 구합일(九合一)’ 지방 선거를 치른 바 있다. 동 선거에서 이변을 일으켜 당선된 현 가오슝(高雄) 시장 한궈위(韓國瑜)’는 당시 공약으로 일자리를 찾아 북쪽(수도 타이베이)으로 떠난 젊은이들이 다시 가오슝으로 돌아오도록 힘쓰겠다는 의미의 北漂青年(북표청년)’을 내세워 큰 공감대를 형성, 큰 이변을 일으켰다. 한편, 최근 가오슝시립미술관에서는 한궈위의 공약을 모티브로 담은 한국-대만 합동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이동과 이주(移動與遷徙)’라는 주제를 가지고 고향을 떠나 타지로 이주한 모든 이의 이야기를 예술 작품으로 승화한 자리로, 그들이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여러 가지 정황과 배경을 시간, 공간, 지리, 생활 방식, 문화, 과학 등 다양한 시선에서 이동과 이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전시 이동과 이주 작품 중에서 출처 : ART EMPEROR>

 

이 전시는 한궈위가 선거 당시 주력했던 지점과 맞닿아 있다. 가오슝시의 경제 부진으로 일자리가 줄어듦에 따라 수많은 청년이 수도 타이베이(台北)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타지 생활 중 마음 한 켠에 늘 존재하는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았던 투표자들의 표심은 한 데 모였다. 이번 전시도 유사한 맥락을 담아냈다. ‘북표족(北漂族, 고향을 떠나 타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유튜브 영상 韓國瑜~幫我回家(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는 전시 주제의 배경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작년 구합일 선거 당시 화제를 모았던 영상 중 한 장면 출처 : ‘중시전자보(中時電子報)’>

 

이 영상은 지난 지방 선거 때 고향을 떠난 청년과 시민들의 투표를 권장하고자 제작된 영상이었지만, 전시 주제의 배경을 일목요연하게 표현하고 있다. 영상에는 부모님과 고향에서 작은 식당을 함께 경영했던 청년 아촨(阿川)이 등장한다. 그는 경제 부진과 함께 취직 전선에 뛰어들지만,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은 도심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고, 부모님이 해주신 밥과 고향에 대한 향수를 안고 부진한 경제난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영상은 투표를 한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투표를 하지 않는다면, 그 변화마저 기대할 수 없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325km를 지나면 부모님이 계신 고향에 돌아갈 수 있다! 변화 역시 325km(타이베이시와 고웅시 사이의 거리)면 가능하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이는 많은 젊은이와 타지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고향으로 돌린 동시에 이번 지방 선거의 이변을 만든 원동력이 됐다. 이러한 배경에서 잊을 수 없는(勿忘)‘어디(何處)’, ‘방랑(流浪)’이란 세 가지 소주제를 담은 이번 전시회에는 대만과 한국의 당대 예술가 22명과 19개의 작품이 선보여지고 있다.

 


<예술가 린지에원(林介文)의 작품 ‘bubu’ - 출처 : ART EMPEROR>

 


<작품 블루오션을 전시 중인 작가 정재철 - 출처: ART EMPEROR>

 

대만 전시 책임자 우상린(吳尚霖)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2년간 대만과 한국을 오갔다. 타인의 시선과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품을 설명 중인 가오슝시립미술관 관계자 - 출처: NOW NEWS>

 


<작품을 함께 감상하고 있는 가오슝시립미술관 및 경기도 미술관 관계자 출처 : NOW NEWS>

 

그는 인간의 이동과 이주는 교통수단의 발전이 가져다준 지역과 지역 사이의 이동이 가능해진 것을 넘어 과학 기술 발달로 가능해진 온라인 공간에서의 이동과 이주 역시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만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처럼, 전시 작품들은 시공간을 초월해 다른 문화, 다른 환경에서 인간의 이동과 이주를 다채롭게 바라보며 재해석했다한편, 이번 합동 전시에 참여한 경기도 안산 미술관 최은주 관장은 이번 전시의 표어 잊을 수 없는(勿忘)’어디(何處)’, ‘방랑(流浪)’을 통해 양국 현대 예술가들이 공통으로 표현한 점은 무엇이고 또 다른 부분은 어떤 점인지 유심히 살펴보면서 관람하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전시 관람에 필요한 팁을 소개했다.

 


<가오슝시립미술관 관계자 및 경기도 미술관 관계자 출처 : Yahoo Taiwan>

 

이번 전시는 인간의 이주가 만든 인류의 새로운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뒷이야기를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전시회 곳곳마다 이동과 이주와 관련된 중국어 및 한국어가 꽃과 식물에 둘러싸여 또 하나의 의미를 보여준다. 자연재해, 기후 변화, 또는 전쟁의 피해, 새로운 꿈을 찾아 이주를 선택한 인류의 이야기는 항구도시 가오슝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함께 준비한 경기도 안산시 역시 지리적으로 항구에 근접해있다. 이처럼 다른 지역보다 인구의 이동과 이주가 잦았던 발전 발자취를 지닌 두 도시는 특별한 인연을 맺은 것이다.

 

한편, 두 도시의 발전 역사는 비슷하지만, 동북아와 동남아 경계에 있는 대만, 역사적으로 중국 한족과 원주민이 거주하고, 최근 들어 다문화 가정이 우리와 같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대만은 인류의 이동과 이주를 한국과는 다른 시선과 문화 그리고 언어로 표현했다. 이번 전시는 현지 관람객에게 한국의 안산시를 알리고, 한국의 이주 역사와 이주민에 대한 이해를 돕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정치적 모티브와 그 지역의 특색이 알맞게 결합한 융합 문화 콘텐츠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고자료

https://tw.news.yahoo.com/高美館與京畿道美術館攜手策展-移動與遷徙-082750765.html

https://artemperor.tw/focus/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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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박동비[대만/타이베이]
  • 약력 : 현) 대만사범교육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