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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도 <러브 유어셀프> 극장가, BTS와 케이팝을 주목하다

등록일 2019-02-07 조회 192

지난 126일 개봉한 방탄소년단(이하 BTS)의 콘서트 실황 영화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이 인도에도 상륙했다. 다른 국가들보다는 좀 늦었지만, 기다린 만큼 팬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지난 22(), 인도 델리 남부의 쇼핑몰 ‘Select City Walk’에 위치한 PVR 영화상영관에서는 영화상영 시작 30분 전임에도 인도 BTS 팬들이 흥분된 목소리로 멤버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응원을 펼치며 눈길을 끌었다. BTS의 이름이 적힌 후드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도 많았다. 아마존에서 이런 후드 티들을 구입했다는 팬들은 그들의 응원봉인 아미밤없이도 BTS의 팬임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번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의 인도 상영은 지난 11월 다큐멘터리 영화 <번 더 스테이지>의 결과물이다. 지난 <번 더 스테이지>가 유례없는 대성공을 거두며, 인도 전역에서 34,000여 명 관람이라는 기록을 세운 것이 인도 극장가의 눈길을 끌었다. 극장 체인 INOX의 단독 상영이었던 <번 더 스테이지>와는 다르게, 이번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은 업계 2위인 INOX를 포함, 1위 극장 체인인 PVR과 멕시코발 극장 체인 시네폴리스(Cinepolis)가 뛰어들며 인도 전역에 개봉되었다. 특히 인도의 1위 극장 체인 PVR은 가장 먼저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의 개봉을 알리며 팬들에게 홍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타 극장 체인과 비교하여 100루피~200루피(한화 1,600~3,000) 가량의 높은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PVR의 표를 구매하여 자리를 선점했다. PVR의 뒤를 이어 INOX 등이 뛰어들며 전인도 주요 도시 대극장들이 22일 하루 간 특별 상영을 진행했다.

 


<22'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 관람을 위해 Select City WalkPVR 극장을 찾은 관객들>

 

인도에서 아이맥스, 4DX, ECX 등을 소개하며 골드클래스, 디렉터스 컷(Director’s cut)과 같은 새로운 영화 기술과 관람 방식을 소개해온 PVR는 사업 중 하나로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콘서트와 같은 공연실황 영화상영을 추진해왔다. 그런 지점에서 보자면 이번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의 상영이 PVR에서 이루어진 것은 일견 당연해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공연 영화라는 마이너 장르의 영화가 세 개의 극장 체인에 걸렸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기도 하다. 특히 PVR은 이번 상영에 델리, 뭄바이, 콜카타, 하이데라바드 등 주요 대도시 대형 극장의 주요 시간별로 배정하는 등, 한 스크린에 3회 이상 상영하는 모습도 보였다.

 

통신원이 동 영화를 관람한 극장 역시 델리 남부에서 가장 붐비는 쇼핑몰 안에 자리 잡은, 가장 큰 스크린이었기에 이러한 공격적 상영시간 배정이 놀라웠다. PVR 그룹의 마케팅 부팀장, 대체 콘텐츠 담당을 맡고 있는 다르메쉬 다타(Dharmesh Datta) 씨는 이러한 상영 계획을 위해 프로그램팀의 총체적인 플래닝과 마케팅 리서치, 소셜미디어를 통한 팬들의 상영요청 분석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PVR 자체 통계로만 전인도 37개 도시, 82개 극장의 상영을 통해 총 26,564명의 팬이 관람하였다고 하니, 집계되지 않은 INOX 등의 상영을 따져보면 지난 상영과 비슷한 규모일 것이다.

 

인도에서의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 상영 모습은 전 세계 어디든 BTS 팬들이 있는 곳과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팬클럽은 배너와 포토 카드를 배포하고, 팬들은 발라드 곡마다 휴대폰 불빛의 물결을 만들며 극장을 순식간에 콘서트장으로 만들었다. 다만 배우와 같이 춤추고, 노래하고,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한 인도 영화가 탄생한 곳이기에 인도 팬들의 반응은 좀 더 격하고 각별하게 다가왔다. “스탠드 업!”하는 리더 RM의 부름에 맞춰 ‘RUN’ 곡이 시작되자마자 일어난 팬들은 앉을 줄을 모르고 함께 춤추고 노래하기 시작했다.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일어나는 분위기에 모두가 하나되는 느낌이었다. 끝없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팬들도 있었다. 흥에 못 이겨 스크린 앞으로 뛰쳐나간 팬들은 즉흥 댄스를 추며 즐기기도 했다. 히트한 발리우드 영화상영을 방불케 하는 광경이었다. BTS 아미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익숙한 모습이지만, 과연 아미가 아닌 사람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궁금해졌다.

 

 


<인도 아미들이 나눠준 응원 배너와 포토 카드(), 영화상영 중 스크린 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 팬들()>

 

인도 영화관만의 특징인 인터미션 시간 중, 상영관을 나서는 이들 가운데 눈에 띄는 아버지와 딸이 있어 말을 걸었다. 온 가족이 100km 떨어진 작은 도시에서 왔다는 아버지 디팍(Deepak) 씨는 열두 살인 딸이 BTS를 정말 좋아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그녀의 팬질을 응원하고 있었다. 콘서트 역시 멋지다며, 어린 나이에 유명세를 얻은 이들의 성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대부분이 10대 여학생인 관람객들이었지만 눈에 띄는 관객들도 있었다. 혼자 앉아있었던 남자 대학생 푸닛(Punit)은 여자 친구가 오지 못해 혼자 앉게 되었지만, 본인이 도깨비도 본 한국 드라마의 팬이며 BTS의 아미라고도 소개했다. 그는 인도와 한국 문화는 정말 유사하다어른에 대한 존경, 매운 음식, 문화가 정말 비슷하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통신원의 옆에 앉았던 남매, 아난야(Ananya)와 아리엘(Ariel) 역시 또 다른 의외의관람객이었다. 11살의 가장 어린 관객이었던 아리엘은 누나 아난야로부터 BTS를 소개받았다. 가장 좋아하는 곡은 ‘Fire’라는 아리엘은 상연 내내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친구로부터, 가족으로부터 BTS를 소개받은 이들은 그야말로 케이팝과 BTS에 푹 빠져 있었다. 부모님들 역시 이들을 말리기보다는 응원해주고 있는 모습도 놀라웠다.

 

팬들은 인도 내 BTS 팬들의 숫자가 3만 명 그 이상은 될 것이라고 어림잡아 이야기한다. 적극적인 한류 전도사인 이들이 올해를 지나며 더 얼마나 큰 숫자로 불어날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할 것이다. 더불어 이들이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로 보여준 가능성을 통해 앞으로 인도 극장가에서 한국 가수들의 콘서트 영화를 보는 일이 불가능은 아님을 느낀다. 실제로 이번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 상영 이후 트와이스의 공연실황 영화인 <트와이스랜드>의 개봉을 원하는 팬들의 요청이 #IndialovesTWICE 해쉬태그와 함께 올라오기도 했다.

 


<극장 내 '아미밤' 반입이 불가해 직접 만든 플래카드를 들고 온 팬 리쉬라(Rishira)와 주디스(Judith)>

 

이번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의 인도 상영은 분명 이제 인도 극장가가 확실히 케이팝을 인지하였다는 신호임과 동시에, 케이팝에는 독점전략이 필요하다는 교훈 역시 주었다. 현장에서 느낀 열기는 뜨거웠지만, 한편으로는 <번 더 스테이지>와 같은 결집력이 없어 일부 극장에서는 빈 좌석이 보였다. 지난번 팬들의 요청으로 서서히 상영관을 늘려나갔던 INOX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VR은 오는 210일 본 영화를 재상영한다. 12개 도시 30개 극장이라는 보다 적은 숫자에 스크린 역시 그 수는 줄었지만 의미는 크다.

 

케이팝이 인도 마켓에 뭔가(주목할 만한 것)’가 될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 대해 다르메쉬 다타 씨는 “(케이팝은) 이미 그 무엇이다라며 케이팝은 이제 인도 내에서 음악의 장르로, 완전히 차별점을 보이고 있으며, 자리 잡으려 하고 있다. 음악은 언어와 문화, 사회를 뛰어넘는다. 인도 시장은 청년과 글로벌 트렌드에서 자란다고 대답했다.

 

일견 발리우드밖에 보이지 않던 인도 극장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청년과 글로벌 트렌드라는 키워드는 현재 인도 케이팝의 위치를 정확하게 짚어낸다. 한류가 다음으로 도달할 목적지는 또다시 극장일까, 아니면 인도인의 밥상일까? 인도 한류의 2019년이 무척이나 기대되는 바이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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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김참슬[인도/뉴델리]
  • 약력 : 현) 주인도 한국문화원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