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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데뷔 신고식’ - 아이돌 그룹 몬트가 동북 인도를 휩쓸다

등록일 2019-01-08 조회 161

한 해 데뷔하는 아이돌은 몇이나 될까? 매년 10개 이상의 그룹이 데뷔하는 아이돌 업계인지라 새로 등장하는 그룹의 이름을 외우기만도 쉽지 않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데뷔한 아이돌만 400팀이 넘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케이팝 아이돌 사업이 얼마나 확장됐는지, 또 얼마나 치열한지 실감하게 된다. 또 이제는 다양한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돌과 데뷔 지망생들이 얼굴을 내민다. 케이팝의 세계적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한국에서보다 해외에서 먼저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것이 아이돌 그룹의 새로운 마케팅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남미, 유럽 지역에 이러한 아이돌 데뷔조들의 단독 콘서트가 이어져 왔지만, 이제는 인도로 눈을 돌릴 차례다.

 

201914일 정식 데뷔한, ‘갓 나온신인 아이돌 몬트(MONT)’는 데뷔 1주 전, 마니푸르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2017년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 <믹스나인>에 출연하여 이름을 알린 이 3인조 그룹은 한국 데뷔 전에 2018년 이스라엘, 브라질, 폴란드 등에서 해외 단독 콘서트를 진행한 바 있다. 1229, 마니푸르 주의 임팔 시에서 개최된 그들의 단독 콘서트에는 4천 명의 팬들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다. 재밌는 사실은 이번이 몬트의 두 번째 인도 방문이라는 것이다.

 

124일 처음 인도를 찾은 몬트는 혼빌 국제 음악 페스티벌(Hornbill International Music Festival, HIMF)의 무대에 올랐다. HIMF는 나갈랜드에서 매년 열리는 명성 있는 문화 축제 혼빌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리는 행사다. 동북지역에 위치한 나갈랜드는 아리랑TV, KBS WORLD를 통해 한류가 보급된, 동북지역 한류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놀랍게도 이러한 나갈랜드에서 케이팝 아이돌의 콘서트가 열린 것은 이번 몬트의 공연이 처음이다. 주최 측에 따르면 거의 8천명이 넘는 팬들이 몬트의 공연에 참석했으며 지역 신문들은 십대들로 이루어진 그들의 팬덤 민트는 엄청난 규모와 함께 현수막과 열정을 보여주었다며 콘서트장의 뜨거운 열기를 전했다.

 


<124일 나갈랜드 디마푸르 혼빌 페스티벌에서 열린 몬트 공연에 모인 관객들 - 출처 : Morung Express, 사진 : Manen Aier>

 

나갈랜드에서 보여준 몬트의 인기는 델리로도 이어졌다. 126일 주인도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팬 미팅에서는 100여 명이 넘는 팬들이 강당을 꽉 채웠다. 500루피(한화 8천 원 상당) 정도의 입장료가 있었지만 팬들은 기꺼이 지불했으며, 그들과의 만남을 위해 음반과 티셔츠를 구매했다. 팬들과의 미니 게임, 공연, 사인회 등으로 이루어진 행사 내내 팬들은 몬트 멤버들의 이름을 환호하며 열광했다.

 

흥미로운 것은 팬들의 대부분은 이들의 인도 공연 이전에는 몬트를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행사에 참가한 모니타(Monita,22)는 마니푸르 출신으로, 2007년부터 케이팝을 들어온 골수팬이랄 수 있지만 몬트를 알게 된 것은 주인도 한국문화원과 행사 주최자인 PINK BOX Events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였다. 하지만 행사에 오기 전, 몬트 멤버들의 SNS 계정을 팔로우하고 구글링을 하며 철저한 예습을 거쳤다고 한다. 케이팝 행사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라는 모니타는 몬트 멤버들을 가까이에서 보는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며 몬트가 보여준 퍼포먼스에 극찬을 보냈다.

 

나갈랜드와 델리에서 몬트는 간단한 인도 인사와 발리우드 유명 곡을 준비하며 인도 팬들을 위한 서비스로 팬심을 저격했다. 신인 아이돌다운 싱그러움과 함께 열성적인 인도 팬들을 만족시킬만한 매력도 갖추었다. 이러한 인도 팬들에 대한 애정은 팬들의 요청으로 이어져, 몬트는 1226일 다시 한번 나갈랜드를 찾았다. 디마푸르에서 개최된 팬미팅 역시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이번에는 좌석별로 나누어진 티켓을 판매했다. 가장 낮은 1000루피(한화 만 6천 원 상당)부터 5000루피(한화 8만 원 상당)까지 있었으나 전 석이 매진되며 나갈랜드를 다시 찾은 몬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1226일 디마푸르에서 열린 몬트의 팬미팅에서 공연하고 있는 몬트와 배너를 들고있는 팬들 출처 : PINK BOX Events 페이스북>

 

1229일 나갈랜드에서 시간 정도 떨어진 마니푸르 단독 콘서트는 공연 일주일 전부터 표를 구하지 못해 암표 거래까지 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마니푸르 콘서트 티켓은 가장 낮은 500루피부터 최대 5000루피까지 다양했다. 몬트의 퍼포먼스와 팬서비스는 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공항까지 몬트를 마중나간 엘리자베스(Elizabeth, 26)는 몬트가 팬들과 계속 소통하고자 했으며 떠나는 순간까지도 팬들과 악수하고 사진을 찍는 등 팬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며 몬트가 그 순간에 보여준 팬과 스타와의 관계가 정말 아름다웠다고 전했다콘서트에 온 팬들은 나갈랜드 혼빌 페스티벌과 주인도 한국문화원 팬 미팅을 통해 몬트를 알게 되었다고 답했다. 첫 번째 인도 방문에서 몬트의 성공적인 데뷔 무대가 빠르게 두 번째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가뭄에 단비같이 인도를 찾은 케이팝 그룹에 대한 팬들의 뜨거운 사랑과, 그에 응했던 몬트의 인도 팬들을 위한 서비스 덕분이었다.

 


<1229일 마니푸르 임팔에서 열린 몬트 콘서트 현장 모습 출처 : PINK BOX Events>

 

인도에서 먼저 신고식을 치룬 또 다른 케이팝 그룹도 있다. 20189월 데뷔한 루첸트(LUCENTE)는 데뷔 직후 10월 뭄바이와 뿌네에서 투어 콘서트를 개최했다. 2017년 케이팝 경연대회 초청 가수로 인도를 처음 찾아 데뷔 전 무대를 보여줬던 이들은 싱글 앨범 발매 후 인도를 찾겠다던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무료로 진행된 행사였기에 팬들은 4시간 전부터 공연장 앞을 가득 메우며, 루첸트가 도착하자마자 엄청난 함성으로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날 무료로 진행된 공연은 안전상의 문제로 입장이 제한되었지만 2천여 명이 넘는 관객이 온 것으로 추산되었다. 루첸트와 몬트, 아직 한국에서는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생 그룹인 이들은 인도 내 케이팝 팬들 사이에서는 여느 인기 케이팝 그룹 못지않은 유명인사가 되었다.

 

루첸트와 몬트의 콘서트는 여러모로 인도 케이팝 시장의 규모와 가능성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뭄바이와 델리 같은 대도시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인구 내 케이팝의 인지도가 높은 동북지역의 수요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몬트의 콘서트에 참여했던 팬들은 이러한 케이팝 콘서트와 행사에 순수한 티켓 값으로 10,000루피(한화 16만 원 상당)에서 17,000루피(한화 27만 원 상당)까지를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인도의 물가를 감안할 때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며 한국의 콘서트 값과도 비슷하다. 대부분이 학생인 케이팝 팬들이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스타가 온다면 기꺼이 큰 금액을 지불하겠다고 말한다.

 

몬트를 인도로 데려온 기획사 PINK BOX Events 역시 케이팝의 인도시장 진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인도 대중문화의 중심인 발리우드가 케이팝에 큰 흥미를 보이고 있으며, 비주얼을 중심으로 하는 케이팝 문화가 인도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인도 케이팝 팬들 역시 유료 콘서트와 팬 미팅의 개념을 이해해가고 있으며 이는 더 많은 케이팝 행사를 개최하는데 중요한 단계이자 동기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요와 팬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음반이나 굿즈 판매 창구가 없는 인도에서는 케이팝을 소비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매우 적다. 또한 경험이 없으니 행사 준비 과정 역시 힘겨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번 몬트의 마니푸르 콘서트는 현지 운영적인 측면에서 실망스러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2시로 예정되었던 콘서트가 아무런 공지 없이 연기되어 4시에 시작한 것과, ·인척과 일부 지역 유명인들이 티켓 없이 VIP석으로 들어간 것이 현지 케이팝 팬들의 빈축을 샀다. 현장에서의 운영도 순탄치 않았다. 적은 많든 금액을 지불한 팬들의 입장에서는 보다 원활한 운영이 이루어지길 바랐을 것이다.

 

이와 같이 기획사들이 적절한 파트너를 찾는 것 역시 큰 난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BTS의 인기와 더불어 인도 내에서 커져 가는 케이팝의 입지를 생각할 때, 보다 많은 수의 케이팝 행사가 인도 내 한류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의 팬들은 넘치는 애정으로 인도에서 데뷔한 그룹을 응원할 것이다.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케이팝의 열기 사이에서 인도를 찾는 아이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인도 역시 이러한 케이팝 행사들을 하나둘 개최하며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 인도에서 데뷔 전 콘서트를 치룬, 인도의 팬들이 응원하는 아이돌들이 성공하여 다시 인도를 찾는 일 역시 곧 머지 않을 것이다.

 

참고자료

http://morungexpress.com/mont-floors-mint-in-dimapur/

https://rollingstoneindia.com/lucente-work-hard-communicate-f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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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김참슬[인도/뉴델리]
  • 약력 : 현) 주인도 한국문화원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