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소식

여성전용 공연의 인기

등록일 2019-01-06 조회 90

이란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여성들은 이슬람 율법을 준수하는 의복을 갖춰 입어야 한다. 머리를 가리는 스카프 착용도 필수적이며 팔과 다리가 드러나지 않는 긴 바지를 입거나 허벅지 아래까지 오는 옷을 챙겨 입어야 한다. 통신원도 깜박 잊고 입국관리소 앞에까지 가도록 스카프 착용을 안 하다가 지적을 받고, 가방 안에 챙겨 둔 스카프를 착용한 적이 있다. 이란을 방문하는 여성들은 복장 규율이 엄격해서 처음에는 적응이 힘들 수 있지만 자연스럽게 사회 분위기를 따라가게 되는데 여름보다는 겨울에 적응하기가 더 수월한 편이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도 여성 칸과 남성 칸이 나누어져 있어 편리한 점이 있다고 한다. 더불어 최근에는 여성 전용 관객을 위한 밴드 및 오페라공연 개최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란 여성 전용 관객을 위한 카르멘공연 포스터 - 출처 : 테헤란 타임즈(Tehran Times)>

 

처음에는 여성 전용 관객만을 위한 공연이 인기가 있을까 하는 일부의 우려도 있었지만 공연 표가 일찌감치 매진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앞으로는 여성 전용 관객을 위한 공연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테헤란에서 가장 큰 오페라 전용 극장 바흐다트(Vahdat) 콘서트 홀에서 열린 오페라 <카르멘> 공연은 14() 오후 2시 단 한 차례 공연밖에 없어서 공연 예매표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인터넷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몇 시간 내로 완전 매진을 기록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는 여자 가수가 오페라 공연을 비롯한 모든 무대에서 공식적으로 노래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 에 <카르멘> 공연은 여러 가지로 이란에서 큰 화제가 됐다. 공연에 앞서 ‘Melal Vocal Ensemble’ 공연단의 감독이자 이번 <카르멘> 공연에서는 소프라노를 맡은 샤울라 밀라니는 인터뷰를 통해 오페라 <카르멘>은 상연이 어려운 공연이다. 여성 관객만을 위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여성 배우들은 남성 캐릭터의 역할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알토 음역대를 내는 여성 배우들이 남성 배우 역할을 하기 위해 캐스팅되기도 했다'라 언급했다.

 

오페라 <카르멘>은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작품으로 여자 주인공이자 집시인 카르멘을 중심으로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질투를 비롯, 사랑하는 연인들의 보편적 이야기에서 시기와 살인에까지 이르는 광범위한 소재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오페라 중의 하나이다. 오페라 카르멘은 프랑스 현대 작가인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동명 소설을 모티브로 한 공연인데, 앙리 메이야크와 뤼도비크 알레비가 합작해 대본을 썼으며 오페라는 작곡가 조르주 비제가 하였다.

 

오페라 <카르멘>의 배경은 스페인 남부로, 그곳에 거주하는 불타는 성격을 가진 집시 여인인 카르멘의 발걸음에 유혹당하는 순진한 병사인 돈 호세의 사랑과 몰락에 관한 이야기이다. 돈 호세는 어린 시절의 연인을 포기하고 군대의 의무를 다하면서 집시인 카르멘을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 매력적인 투우사에 대한 사랑을 선택한 카르멘에게 사랑의 배신을 당하고 분노한 돈호세는 카르멘을 이윽고 카르멘을 칼로 찌른다. 이러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할 때 무대 밖 투우장에서 들리는 열렬한 환호 소리와 갈채는 아이러니컬한 생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걸작으로 평가된다.

 


<이란 여성 전용 관객을 위한 여성밴드 공연 출처 : 테헤란 타임즈>

 

오페라 <카르멘> 공연에 앞서 두 여성밴드가 20181213()부터 14()까지 여성 관객만을 위한 공연을 이틀 동안 개최해 언론 보도가 이어졌고,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테헤란의 Niavaran 문화센터에서 상기 공연은 이란 현대무용과 민속무용도 선보여져 사전 인터넷 예매는 삽시간에 마감됐다. 통신원이 소식을 들었을 때는 좌석표를 미처 구하지 못할 정도였다. 야사만 피루지가 이끄는 여성밴드 그룹 공연에는 35명의 여성 공연단들이 등장, 화려한 무용과 함께 밴드 연주도 곁들여져 여성 관람객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피아니스트 Farimah Abbasi가 이끄는 여성밴드는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터키어, 그리스어 등 다양한 언어로 새로운 노래 공연 준비도 하고 있다고 한다.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은 10만 명을 수용할 정도로 규모가 큰 경기장이지만, 이란에서는 축구경기장 내 여성들의 출입을 절대 허용하지 않아 동 경기장에 입장이 불가하다. 한편, 이란 축구협회에서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예선을 준비하기 위해서 러시아와 이란 여자 축구경기가 열릴 때만 여성관객들에 한해 입장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화제가 됐다. 여성 전용 축구 경기장이 될 아자디스타디움이 10만 관객으로 채워질 수 있을지에 기대감을 높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렇듯 이란에서 여성 전용 관객만을 위한 문화공연과 스포츠 관람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여성 전용 관객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자료 : https://www.tehrantimes.com/news/431103/Opera-Carmen-to-go-on-stage-for-women-only-audience&x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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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김남연[이란/테헤란]
  • 약력 : 전) 테헤란세종학당 학당장, 테헤란한글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