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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한식당, 한인타운을 벗어나다

등록일 2019-01-06 조회 71


<최근 멕시코 고급 주택가에 개업한 한식당 - 출처 : 통신원 촬영>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멕시코 내 한식은 빠른 시간 내 안정적으로 보급된 편이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국에 하나밖에 없던 한식당의 수는 현재 수도인 멕시코 시티에 약 20개의 한식당이 있으며 북부 주요 도시인 몬테레이에는 약 25개의 한식당, 그 외 과달라하라, 푸에블라 등 주요 도시에 다수가 산재하고 있을 정도로 급속히 증가했다. 메뉴도 다양해 다른 국가의 교민들이 멕시코를 방문할 때 그 선택의 폭에 대해서 인상적으로 기억할 만큼 중남미 내에서는 그 규모가 손에 꼽을 만큼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한식당의 경우 절대적으로 한국인 위주의 영업 방식을 고집했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경향이 있는데, 그 방식 중에서도 특히 각 도시의 한인촌 내에만 존재했던 식당 위치 선정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특히 멕시코 시티가 그 전형적인 예시로,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20여 개의 한식당이 1점을 제외하고는 멕시코 시티 중심가에 위치한 한인촌 후아레스(Juarez, 별칭 소나 로사(Zona Rosa))에 한정적으로 위치해 있었다. 여기에 한국어로만 된 간판, 메뉴 등 언어의 장벽 또한 한식에 대해 관심을 갖는 현지인들의 접근을 까다롭게 하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최근 이런 경향이 급진적으로 바뀌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는데, 그중 가장 시선을 끄는 점은 바로 새로 개업하는 한식당들이 점차 한인촌 후아레스를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후아레스를 벗어난 옆 동네로써 최근 알폰소 쿠아론(Alfonso Cuaron) 감독의 영화 '로마(Roma)' 에도 등장한 중상류층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인 로마(Roma)에 한식당이 개업한 것을 시작으로 중산층 거주지역인 델 바예(Del Valle)에도 한식당이 생기는가 하면, 가장 멀게는 두 곳의 한식당이 멕시코 시티 남부 코요아칸(Coyoacan)에 위치한 멕시코 국립 자치 대학교(UNAM) 중앙 캠퍼스 인근에 주로 현지 학생들을 상대로 개업하는 등 멕시코 시티 내의 다양한 지역에서 한식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후아레스를 벗어난 한식당들 모두가 현지인들을 상대로 성업하고 있으나, 이 중 특히 현재 멕시코 사회 내에서 한식의 위상에 대한 척도로는 가장 최근 개업한 식당인 미담(Midam)을 예시로 들 수 있겠다. 미담의 경우가 특히 주목할 만한 이유로는 바로 로마스 데 차풀테펙(Lomas de Chapultepec)에 자리 잡은 그 지리적 위치인데, 로마스 데 차풀테펙은 지진이 잦은 멕시코 시티에서 얼마 되지 않는 단단한 암반 지대로, 지진의 피해를 적게 받아 예로부터 빈부격차가 심한 멕시코에서도 손꼽는 최상류층의 고급 거주 지역으로 주로 정치인, 연예인, 사업가들이 거주하며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대사관 및 대사관저도 이 동네에 위치해 있다. 또한 그 명성은 전국적으로 유명해 로마스 비레예스(Lomas Virreyes), 보스케 데 라스 로마스(Bosque de las Lomas), 로마스 데 테카마찰코(Lomas de Tecamachalco) 등의 인접 동네와 함께 라스 로마스(Las Lomas) 로 통칭되기도 하기도 한다.

 

이렇게 명성이 자자한 로마스 지역에 자리 잡은 가게들은 당연히 고급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때까지 한인촌을 벗어나서도 중상류층 지역에서 중점적으로 확장되던 한국 식당의 존재가 이러한 최상류층 지역에 진출한 것으로는 첫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세련된 인테리어와 현지 언론을 겨냥한 홍보에 힘입어 지역 내에서의 그 반응도 상당히 괜찮은 것으로 알려져 멕시코 한식의 고급화에 첫발을 내디딘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한식의 현지 보급 및 고급화 성공에 대한 사례 이외에도 후아레스 내에서 기존에 영업을 하고 있던 한식당들도 한국어와 스페인어가 병기된 메뉴를 도입, 현지 종업원 고용 등 점차 현지인 친화적인 영업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의 일환으로 우리는 비단 한식의 세계화 뿐만 아니라 멕시코 내 현지인들 사이에서 나날이 증가하는 한류의 폭발적인 인기와 이를 바탕으로 한 부수적인 경제적 효과의 단면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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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이진호[멕시코/멕시코시티]
  • 약력 : 현) 멕시코시티 아나우악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