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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에 진행 된 스페인 첫 페미니즘 파업

등록일 2018-03-09 조회 687


 

<38일 세계 여성의 날 마드리드 동네마다 열린 페미니즘 시위 - 출처 : hacia huelga femenista SNS>


3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양성평등을 외치는 시위들이 마드리드 곳곳에서 펼쳐졌다. 이번 해는 첫 페미니즘파업이 실행된 해로 이 날 하루 파업을 택한 여성들은 마드리드 시내의 동네, 대학가, 마드리드 근교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여성의 권리와 양성평등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마드리드 시내에서만 25개가 넘는 동네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열린 이 시위들에서는 여권 신장의 목소리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화두인 미투 운동의 물결까지 더해져 데이트 폭력이나 가정 폭력, 성희롱, 성폭력에 대한 다양한 주제들이 언급되었다. 몇몇 동네에서는 시위가 과격한 양상으로 변하기도 했지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위는 진행되었다. 오후에 그란비아에서 진행된 행진 시위에서는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이들로 엄청난 규모의 시위대를 형성했다. 왜 이들은 여성의 권리와 양성 평등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일까? 스페인사회가 여성들의 권리가 낮은 사회여서 일까?

 

스페인은 세계경제 포럼이 매년 경제참여기회, 교육성과, 보건, 정치권한 4개 부분에서 국가별 성별 격차를 분석한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서 조사 대상 144개 국가 중 27위를 차지했는데,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북유럽 국가들보다는 낮지만 비교적 상위권에 머물렀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은 118위에서 그쳤다. 이 밖에도 한 스페인의 부동산 스타트업 회사에서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유럽 랭킹을 발표했는데, 조사에서 스페인은 임금 격차와 경제참여 부분에서는 프랑스나, 독일 포르투갈 뒤에 위치하였으나, 성 소수자들의 권리 부분이나 정치참여 부분에서는 15위와 8위로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민자 수용 부분과 삶의 질 부분을 포함한 종합 결과에서는 36개의 유럽 국가 중에 스페인은 8위에 위치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보면 스페인의 양성평등 지수는 낮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스페인 사람은 스페인 사회를 남성우월주의가 존재하는 사회라고 스스로가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남자친구 혹은 전 연인들에 의한 살인 범죄는 줄어들고 있지만 성폭력, 가정폭력의 희생자들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점점 더 희생자들의 나이는 어려지고 있어 우려되고 있다. 이번 세계 여성의 날에 스페인 곳곳에서 일어난 페미니즘 시위는 양성 평등에 목소리를 내는 한편 남성우월주의 폭력에 희생양이 되고 있는 여성들을 지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해 의식하지 못 했던 사회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 여성의 몸에 대한 폭력적인 시선들에 대한 의 외침이었다. 이날 정치계에서도 진보, 보수, 여야를 떠나 한 목소리로 페미니즘 파업에 대한 지지 목소리를 내었고, 스페인 라호이 총리는 여권 신장과 양성평등을 위해서 모든 정치적, 사회적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스페인 왕비 '레티지아'는 직접 시위 현장을 찾아 참가자들과 셀카를 찍는 등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통신원이 거주하는 '알루체' 에서 열린 페미니즘 집회 - 출처 : 통신원 촬영>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은 한국에 비해서 양성 평등 지수도 높고, 성 범죄도 낮은 스페인에서 이런 대규모의 페미니즘 시위가 있을 수 있다는 게 놀랍다는 통신원의 반응에, 지수가 낮고 높고를 떠나 스페인 사회는 분명 더 나아져야하고, 개선되어야 하고, 또 그것을 사람들은 알기 때문에 거리로 나온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시위에 대해서 스페인 언론들은 일제히 보도하며 스페인 페미니즘 파업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리고 스페인 사회에 만연한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내며 한국의 미투운동에 대해서도 상세히 보도하기도 했다. 한 여성 검사의 용기 있는 목소리가 한국 사회에서 터부시 되었던 일들을 빛으로 끌고 나왔으며, 이는 대학, 언론, 영화, 음악, 종교계 등 사회 전체에서의 다른 희생자들이 용기를 낼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또한 여성가족부의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많은 한국 남성들이 자신의 연인에게 대한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가하는 것에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있고, 108명의 직장여성들이 성희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젠더폭력은 신분과 지위에 관계없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이 필요합니다’’라고 밝히며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한 것에 대해 이것이 이 아시아 국가의 다른 점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페미니즘 파업의 상징하는 색은 보라색을 들고 여성의 날을 축하하고 남성 우월주의 폭력의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서로를 지지하기 위해 나온 여성들로 가득한 덕에 마드리드 시내 곳곳의 길거리는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시위는 끝났지만 3월 한 달의 테마는 여성이다. 마드리드 곳곳에서는 여성 영화 상영, 페미니즘 강연 등과 같은 문화 행사들이 3월 내내 이어질 예정이다.

 

 

<마드리드 그란비아 거리를 가득 메운 스페인 첫 페미니즘 파업 시위대 - 출처 : hacia huelga femenista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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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정누리[스페인/마드리드]
  •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