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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교야구선수권대회 '고시엔' 경기장에 'TT' 울려퍼져

등록일 2017-12-04 조회 49

일본 고교 야구 선수권 대회를 일컫는 `고시엔`. 고시엔은 아사히 신문사와 일본 고등학교 야구 연맹의 주최로 매년 봄, 여름 약 2주간의 일정으로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리고 있다. 일본 고교 야구팀은 4,000여개인데 그 모든 팀은 고시엔을 최고의 목표로 두고 훈련에 임한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프로야구계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은만큼 고시엔에 참여하는 야구선수들의 실력은 단연 프로급이다. 고시엔이 곧 일본야구의 미래인 셈이다.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 고시엔 경기 날, 관계자들이 구장 흙을 정리하고 있다. - 사진 : Sports Hochi>

 

고시엔은 일반 프로야구보다 전국적으로 인기가 더 높은데 구장은 매번 만원이라 표 구하기가 어렵고, 경기는 TV로 생중계되며 각 신문사에선 1면 톱기사로 고시엔의 이야기를 다룬다. 야구장에 가면 경기를 보는 것만큼이나 응원하는 재미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한 목소리로 응원하다 보면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것만 같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음악을 알고 싶다면 고시엔 구장에 가면 된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고시엔에서는 매년 핫한 음악을 선별해 트는데, 리듬감과 중독성 넘치는 K-POP 음악은 매년 단골로 등장한다. 특히 올해 고시엔에서 응원단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음악으로는 트와이스의 `TT`가 꼽혔다. 응원단들은 `TT`를 여러 번 반복해서 틀면서 안무에 맞춰 춤을 췄는데 `TT` 안무 부분에선 한 목소리로 '티티'를 외치며 안무를 따라 했다는 후문이다.

 

<야구 경기 시작 전 선서를 하고 있는 일본 고교 야구 선수권에 참여한 선수들 - 사진 : Kousien Web>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었던 건 트와이스가 일본 정식 데뷔를 하기 전부터 'TT' 안무가 여고생들 사이에서 유행을 일으켰고, 미디어 노출이 더해지면서 대중에게 중독성 있는 음악으로 각인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트와이스는 데뷔 전부터 유튜브의 덕을 톡톡히 본 성공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아티스트의 음악이 어느 나라에서 재생되는 지 알 수 있는 도구인 `YouTube for Artists`에서 살펴보면 트와이스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한국, 대만을 제치고 일본이 1위를 차지했다. 뮤직비디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는 팬들이 직접 라이브 공연을 촬영하는 `팬캠`이나, 대기실 등 트와이스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 또한 조회수가 높다. 트와이스를 이어 블랙핑크,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동영상 조회수도 2억 회를 돌파하고 있다. 한국은 비교적 음반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일찍부터 유튜브 등 인터넷 마케팅 전략에 주력해 왔는데, 그 효과가 해외 시장까지 파생되고 있는 것이다.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를 중심으로 2010년경에는 한류 열풍이 가장 강하게 불었지만 한일 관계 악화와 동시에 카라의 해체 문제가 일어나면서 한류 스타들의 미디어 노출은 현저히 줄어들었고 한류도 그렇게 소멸하는 듯했다. 빅뱅, EXO, 샤이니의 등장으로 한류가 다시금 한류가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소녀시대와 카라 이후로 K-POP 걸그룹은 쉽사리 일본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카라를 대체할 만한 걸그룹으로 에이핑크가 일본 시장에 나섰지만, 정식으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 하는 등 데뷔 직후에는 그럴듯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에이핑크는 1,000석 규모의 소규모 콘서트를 시작으로 점차적으로 일본 팬들을 늘려갔고, 투어 활동을 이어가면서 소녀시대와 카라의 인기를 물려받는 듯했다. 에이핑크의 인기가 한창 물오를 즈음 트와이스가 등장했고, 비로소 소녀시대 이후로 케이팝 걸그룹이 일본 음반 시장에서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이 기세를 몰아 블랙핑크가 연달아 일본에서 데뷔했고 보이그룹에 빠져있던 일본 여고생들의 마음이 걸그룹으로 향하기 시작했다블랙핑크가 730일 개최한 데뷔 쇼케이스에서는 16천 장의 한정 티켓 판매임에도 20만명이 응모하는 이슈를 불러 이르키기도 했다. 또한 쇼케이스 현장에서 2층 상단까지 꽉 메운 관객 대부분이 여학생들이라 신선한 충격을 줬는데, 거의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트와이스 쇼케이스에서 관객의 40%가 남성인 것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다른 풍경이었다.

 

일본 레코드 회사인 에이벡스의 관계자 이토 씨는 그 광경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요즘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아티스트를 꼽자면 아무래도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블랙핑크, 세븐틴이 아닐까 싶다.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색깔의 한류 붐이 온 것이다. 카라와 소녀시대 무렵에는 매스 미디어가 주도했다. 하지만 이제는 팬 자신이 아티스트를 발굴하며 아티스트를 만나는 매개체 또한 텔레비전에서 트위터, 유튜브 및 인터넷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다르다.”고 말한다. 내년 고시엔에서는 어떤 K-POP 스타가 떠오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 참고 : 트와이스의 노래로 야구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는 응원단의 유튜브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p2STxC51kds

- https://www.youtube.com/watch?v=Z0n_cgKch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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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박하영[일본(오사카)/오사카]
  • 약력 : 현재) 프리랜서 에디터, 한류 콘텐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