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소식

쌈, 베를린 사로잡은 한식 문화

등록일 2017-08-08 조회 240


<고기를 주 메뉴로 '쌈'을 해먹는 한국식 상차림>

 

식탁에서 바로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먹는 한국식 비비큐는 이미 많이 알려진 한국음식의 대표 문화다. 하지만 늘 고기가 중심이었던 탓에 이 고기를 채소에 얹어 쌈을 싸먹는 일은 크게 주목받지 않았다. 최근에는 이 쌈을 싸 먹는 '문화'에 주목한 곳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베를린 크러이츠베어그에 위치한 한식당 '쌈(SSAM)'은 베를린에 한국식 비비큐 문화를 새롭게 소개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름부터 정체성이 확실하다. 다른 한식 메뉴도 많지만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역시 고기다. 삼겹살, 돼지갈비, 소갈비, 차돌박이 등을 직접 불판에 구워 먹는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쌈을 싸 먹는 것이다. 쌈의 메뉴판 한켠에는 쌈을 어떻게 싸 먹어야 하는지 그림과 함께 소개해 놨다. 'Wickel es zuSSAMmen! (다함께 돌돌 싸라!)' '함께'라는 뜻의 독일어 zusammen에서 쌈(SSAM)을 뽑아낸 것도 눈길을 끈다.

 

단순히 먹는 즐거움이 아닌 고기를 굽고, 쌈을 싸는 즐거움까지 더한 한국식 비비큐는 독일의 여러 요리 미디어나 블로그 등에서 관심있게 소개되고 있다. 음식과 도시문화, 트렌드 등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독일 매거진 《Mitvergnugung》은 이미 쌈을 여러번 소개했다. 베를린의 대표적인 비비큐 씬이자, 베를린에서 한국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그리고 식당을 소개하면서 '쌈'의 의미를 언급한다.

 

'쌈이라는 단어는 '돌돌 말다, 싸다'라는 뜻을 의미하는데, 정확하게 한국식에 따르면 구운 고기와 함께 싸야 한다. 전통적으로 채소잎에 싸서 먹는다. 쌈을 어떻게 제대로 만드는 지에 대해서는 메뉴판에서 정확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베를린 한식당 '쌈' 메뉴판과 식당 전경>

 

독일의 또 다른 음식 관련 매거진도 '쌈은 다른 아시아 식당이 아니라 한국식 비비큐다. 즉, 바로 식탁에서 고기를 굽는것'이라며 쌈을 소개했다. 유튜브를 보면 '한국식 고기를 제대로 먹는 방법'과 비슷한 종류의 콘텐츠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직접 고기를 구워 쌈에 싸 먹는 문화가 외국인들의 눈에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장면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베를린에는 고기를 구워먹는 메뉴가 있는 한식당이 이미 많다. 하지만 '쌈'은 단순히 음식 메뉴 중 하나가 아니라 좀 더 그 문화적 측면에 집중한 노력이 엿보인다. 베를린 '쌈'은 이 부분을 정확하게 공략했고, 꽤 성공적인 장면을 연출해 내고 있다.

 

깔끔한 식기에 담긴 정갈한 반찬, 넉넉한 쌈 채소까지 식탁이 가득 채워진다. 이곳에 일하는 직원들은 현지인들에게 쌈을 어떻게 싸 먹어야 하는지 설명하는 임무까지 더해진다.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현지인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들어온다. 이들은 단순히 한국음식을 먹고 음식값을 내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식문화'를 체험하고 간다. 음식만 차려 놓는 곳이 아니라 문화를 차려 놓는 곳. 베를린에 필요한 한식당은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 자료 출처: https://mitvergnuegen.com/2016/11-restaurants-in-denen-ihr-richtig-gut-koreanisch-essen-koennt

                http://hilker-berlin.de/de/genuss/essen-gehen/ssam-korean-bbq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이유진[독일/라이프치히]
  • 약력 : 현)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재학중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